北 총참모부, 정찰총국 고위 지휘관 불러다 정보전 전략 집중 교육

이스라엘-이란 전쟁 사례 언급해 교훈 삼으라 주문…정보 자산 활용과 사이버전 역량 제고 필요성 강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023년 8월 29일 인민군 총참모부 훈련지휘소를 방문해 전군지휘훈련 진행 상황을 점검했다고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이 보도했다. 신문은 이번 훈련이 “남반부 전 영토를 점령하는데 총적 목표를 둔 훈련”이라고 밝혔다. /사진=노동신문·뉴스1

북한군 총참모부가 최근 벌어진 이스라엘-이란 전쟁 사례를 토대로 정찰총국 고위 지휘관 대상 정보전 전략을 집중 교육한 것으로 전해졌다.

1일 데일리NK 북한 내부 군 소식통에 따르면 총참모부 작전국은 지난달 28일과 29일 이틀간 평양시 서성구역 석봉동에 위치한 총참모부 산하 군사강습시설에서 정찰총국 본부 소속 작전·기술·심리전 담당 고위 지휘관들을 모아놓고 강습을 진행했다.

이번 강습은 정보전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정찰총국 고위 지휘관을 대상으로 관련 교육을 실시하라는 최고사령관(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직접 지시에 따른 것으로 알려졌다.

강습은 전장 장악을 위한 정보 자산의 활용과 사이버전 역량 제고의 필요성을 강조하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고 한다. 실제 총참모부는 강습에서 첩보 활동을 통해 전쟁 초기에 적의 지휘부를 마비시키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수차례 강조했다는 전언이다.

첫째 날 강습에서는 이스라엘의 정보기관 모사드(Mossad)의 정밀한 첩보 활동으로 전쟁 개시와 동시에 주요 군 인사들을 제거해 지휘 체계를 일시적으로 마비시킨 작전이 언급됐는데, 총참모부는 이를 ‘첩보와 기술이 배합된 전략’이라며 정찰총국이 참고할 만한 실전 모델이라고 평가했다.

또 이스라엘‑이란 전쟁 사례를 구체적으로 설명하면서 이를 교훈 삼아 군 지휘부 제거를 노린 선제공습 대응 전략 수립, 정보·정찰 자산 보호 체계 강화, 실시간 정밀정보 확보 역량 제고 등을 꾀해야 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총참모부는 이번 강습에서 사이버 공간을 ‘현대전의 보이지 않는 최후의 전장’이라고 규정하면서 철저한 사이버 킬체인 구축을 정찰총국의 핵심 과제로 제시했다고 한다.

이와 관련해 강습 둘째 날에는 한반도에서 전쟁이 일어나는 경우를 가정한 사이버 공격 시뮬레이션이 시연되기도 했다는 게 소식통의 이야기다.

소식통은 “총참모부는 이번 강습에서 기존 재래식 전투 중심 사고에서 벗어나 정보 기반의 새로운 전략 사고로 전환할 것을 강조했다”며 “정찰총국은 육박전으로 돌격하는 병종이 아니라 머리와 기술로 적을 교란, 마비시키는 전략 부대로 확실히 재정비돼야 한다는 점이 강하게 지적됐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이달 한 달간 정찰총국의 관련 기술 부서 실무자 강습이 이어질 예정”이라며 “총참모부 내부에서는 이번 강습이 현대전의 실전 사례를 바탕으로 한 단순 교육을 넘어 정찰총국의 역할과 임무를 재정립하는 정보전 전력 전환의 분기점으로 여겨지고 있다”고 했다.

한편, 북한 당국이 정보전의 중요성을 지속 강조하고 철저한 전략과 대비책 마련을 주문하고 있다는 점에서 일각에서는 오는 12월 1일 동기훈련을 앞두고 정찰총국의 전투 임무 편제가 일부 수정될 가능성도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