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7 앞두고 청년 대상 반미교양 집중…왜곡된 역사를 교육?

'장진호 전투' 다루면서 중공군 언급은 빼…"외부 소식 없으면 학습된 것만을 진실로 받아들일 수밖에"

2505년 6월 25일_北 청년 학생들, 6·25 맞아 반미 복수결의모임 진행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6월 25일 6·25미제반대투쟁의 날(6·25한국전쟁 기념일)에 즈음해 청년학생, 여맹원, 농업근로자 등이 참여한 복수결의모임이 진행됐다고 보도했다. /사진=노동신문·뉴스1

북한 당국이 ‘전승절’로 기념하는 정전협정 체결일(7월 27일)을 맞아 사회주의애국청년동맹(이하 청년동맹) 조직을 통한 청년층 대상 반제·반미 계급 교양을 강화하고 있다. 체제 이탈 가능성이 높은 청년 세대의 애국심과 충성심을 불러일으키려는 목적의 이런 교양은 역사 왜곡과 일방적 선전에 치우쳐 있다는 전언이다.

25일 데일리NK 평안남도 소식통은 “개천시 청년동맹이 지난 19일 시내 청년동맹 초급단체들에 전승절을 맞아 낙동강 전투, 월미도 전투, 장진호반 전투, 1211고지 전투 등 조국해방(6·25)전쟁 당시의 주요 전투를 주제로 반제·반미 학습을 진행할 것을 지시했다”고 전했다.

북한은 매년 6월 25일부터 7월 27일까지를 ‘반미 공동 투쟁 월간’으로 지정해 주민들의 반미 계급의식, 대미 적개심을 고취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이 시기에는 당 조직뿐만 아니라 청년동맹과 직맹(조선직업총동맹), 농근맹(조선농업근로자동맹), 여맹(조선사회주의여성동맹) 등 당 외곽 근로단체 조직에서도 ‘반미’를 주제로 한 정치사상 사업이 강화된다. 이는 전통적인 북한의 주민 사상교육 방식으로, 그 목적은 단연 체제 유지와 내부 결속에 있다.

문제는 이러한 차원에서 이뤄지는 사상교육의 내용이 왜곡됐다는 점이다. 실제 소식통에 따르면 개천시의 한 청년동맹 초급단체는 상부의 지시에 따라 ‘장진호 전투’를 주제로 학습을 진행하면서 “맵짠(사나운) 날씨 속에 인민군의 탁월한 전략에 미제가 섬멸됐다”고 선전했다.

하지만 장진호 전투는 1950년 겨울 장진호 일대에서 기습 공격에 나선 중국인민지원군과 그 포위망을 뚫고 철수 작전을 전개한 미국 해병대 1사단 주력의 유엔군이 영하 30도를 넘나드는 혹한 속에서 벌인 치열한 전투라는 것이 역사적 사실이다.

북한은 대외적으로 중국인민지원군의 6·25전쟁 참전을 공식 인정하며 공훈을 높이 평가하고 있지만, 내부 주민 사상교육에서는 중국인민지원군의 역할을 축소하거나 배제하는 이중적 태도를 보이고 있음이 드러나는 대목이다.

소식통은 “중공군이 없었으면 전승이 가능했겠느냐는 말은 여기(북한)서 감히 꺼내기 어렵다”며 “분위기가 이런데 실제적 역사나 현실을 알고 싶어도 알 길이 있겠느냐”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사실상 불순선전물이라고 낙인찍힌 외부의 소식이 없다면 언제까지나 주민들은 학습된 것만을 진실로 받아들이고 국가에 충성하는 삶을 살아갈 수밖에 없는 구조”라며 “해마다 전승절 계기에 이런 일방적인 선전이 반복되는데 여기 청년들은 자긍심까지 강요당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한편 현재 개천시 청년동맹 산하 조직들에서는 이수복, 강호영, 조군실, 안영애 등 북한 당국이 전쟁 영웅으로 부각하는 대표적인 인물들의 수기 낭독, 그들과 나 자신을 비교하는 웅변 및 토론 모임 등을 진행하고 있으며, 전쟁노병·영예(상이)군인 지원사업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