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금으로부터 10여 년 전 술에 취한 한 가장의 실족사로 마무리됐던 사건이 실은 딸의 존속 살인 사건이었고, 가해자인 딸이 사건 은폐를 대가로 안전원에게 지속적인 성관계 요구를 받아 온 사실이 최근 드러나 주민 사회에 충격을 주고 있다.
25일 데일리NK 평안북도 소식통은 “10여 년 전 벽동군에서 벌어진 사망 사건에 대해 최근 재수사가 진행됐다”며 “단순 실족사로 처리된 사건이었으나 당시 현장에 있었던 여성 주민이 이달 중순 한 술자리에서 자신이 범인이라고 털어놓으면서 다시 수사가 이뤄진 것”이라고 말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이 사건은 벌목사업소에서 일하던 A씨가 만취한 상태로 귀가했다가 몸을 가누지 못하고 책상 모서리에 머리를 부딪쳐 사망한 사건으로 알려져 있다.
당시 집에는 아내와 당시 고급중학교(고등학교) 3학년이던 딸 B씨가 집에 있었으나 이들은 군 안전부 조사에서 A씨가 넘어져 머리를 부딪치는 순간을 보지 못했다고 진술했고, 그렇게 사건은 단순 실족사로 마무리됐다.
하지만 이달 B씨가 술을 먹고 사건의 진실을 이야기하면서 재수사가 이뤄졌다. B씨가 군 안전부의 재수사 과정에서 밝힌 내용은 이렇다.
아버지 A씨는 사업소에 소속돼 있었으나 실제 수입은 거의 없어 어머니가 실질적인 생계를 꾸려갔는데, A씨는 매일 술에 취한 상태로 귀가해 어머니를 폭행하는 일이 잦았다.
사건 당일에도 A씨는 술에 취해 어머니를 폭행했고, 이를 말리던 딸 B씨는 참다못해 A씨를 밀쳤다. 그러자 A씨가 몸을 가누지 못하고 쓰러지면서 책상 모서리에 머리를 부딪쳐 사망에 이르렀다.
당시에 이웃 주민이 “큰 싸움 소리가 들렸다”고 진술하면서 B씨와 어머니는 군 안전부에 불려 가 조사를 받게 됐다.
B씨의 어머니는 “남편이 스스로 책상 쪽으로 넘어져 죽은 것”이라고 진술했으나 사건 담당 안전원은 당시 10대였던 B씨에게 “사건의 자초지종을 모두 알고 있으니 사실대로 대답하라”고 압박했다.
결국 B씨는 안전원에게 자신이 아버지를 밀쳐 죽게 했다고 자백했다. 그러자 안전원은 이를 은폐해주겠다며 B씨를 꼬드겼다. 그리고 그 대가성으로 수년간 B씨에게 성관계를 요구했고, 안전원의 이런 요구는 심지어 B씨가 결혼한 뒤에도 계속됐다.
B씨는 안전원의 요구를 거부하기가 어려웠다고 한다. 사건의 진실이 밝혀질 경우 어머니까지 처벌받을 수 있다는 생각에 안전원의 회유와 요구를 들어줄 수밖에 없었다는 입장이다.
사건 재수사로 이 같은 내막이 알려졌고, 이것이 주민 사회에도 소문으로 다 퍼지면서 큰 파문이 일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B씨의 남편은 범죄자와 함께 살 수 없다며 이혼을 요구하고 있고, 사건을 은폐해주는 대가로 B씨를 수년간 성적으로 착취해 온 안전원의 가정도 해체 위기에 있다는 게 소식통의 전언이다.
소식통은 “어찌 됐건 사람을 죽인 건 범죄라며 B씨를 비판하는 목소리도 나오지만, 어떤 주민들은 사실 그대로 진술했더라면 우발적으로 일어난 사건이라 몇 년 정도 교화형을 살다 끝났을 텐데 이렇게 또 다른 피해가 생겨 안타깝다는 말을 하기도 한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일부 주민들은 ‘정복(군복) 입은 안전원이 그런 더러운 짓을 했으니 이 나라 법이 뭐가 되겠냐’며 안전원을 비난하기도 한다”면서 “현재 해당 안전원은 도(道) 검찰소에서 조사를 받고 있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