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들은 험지 기피 심화하는데 탄원하라며 계속 압박

여맹과 비교해 탄원 부진한 청년동맹에 질타 쏟아져…"충성심 앞세운 정치적 압박 되풀이"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2023년 1월 18일 “우리 청년들의 충성과 애국의 열정은 노동당 제8차 대회를 계기로 더욱 분발, 승화됐다”며 지난 2021년 초 열린 8차 당대회 이후 어렵고 힘든 부문으로 탄원 진출한 청년이 1만 5000여 명이라고 보도했다. /사진=노동신문·뉴스1

북한 당국이 조직적으로 농촌, 탄광 등 험지로의 탄원(자원 진출)을 지속 독려하는 가운데, 청년들의 험지 기피 현상이 심화하면서 탄원이 부진하자 당 조직 차원의 질타가 쏟아진 것으로 전해졌다.

24일 데일리NK 함경북도 소식통에 따르면 최근 함경북도의 한 탄광기계공장에서 공장 청년동맹(사회주의애국청년동맹) 조직적으로 농촌과 탄광 등 험지 탄원이 추진됐지만, 청년동맹원들의 참여가 전혀 없어 내부적으로 지적과 질타가 이어졌다.

실제 공장 당위원회는 이달 8일 공장 청년동맹에 탄원을 독려하는 포치를 내렸는데, 19일까지 단 1명의 탄원자도 나오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공장 당위원회는 공장 청년동맹 간부들을 몰아세우며 “여맹(조선사회주의여성동맹)원들도 가정을 뒤로 하고 어렵고 힘든 부문으로 탄원하는데 청년들이 이해타산만 따져서 되겠느냐”며 강하게 꾸짖었다고 한다.

여맹원들에 비해 상당히 소극적인 청년동맹원들의 탄원을 두고 비교 평가하는 발언이 나왔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소식통은 “탄원에 있어서 여맹은 당이 가장 신임하는 조직으로 평가받는 반면, 청년동맹은 찌끄레기 조직이라는 비판이 나올 정도”라고 했다.

그러나 여맹원들의 실질적인 탄원 배경에는 생활난이 자리하고 있다는 게 소식통의 말이다.

그는 “형편이 너무 어려워 더는 버틸 수 없으니 (탄원을) 선택하는 것이지 가정이 안정적인 여성들이 무슨 목적으로 험지로 가겠는가”라고 꼬집었다.

여맹원들의 탄원은 국가에 대한 충성심이나 의무감에 기인한 것이 아니라 생존을 위한, 경제적 어려움에 따른 고통스러운 삶에서 벗어나기 위한 하나의 탈출구로 작용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또 다른 함경북도 소식통은 “청년들의 경우 고급중학교를 졸업하고 나면 군대나 대학에 가고, 그렇지 않더라도 장사 등으로 돈 벌 구멍이 많아 굳이 당에서 시키는 탄원을 따르려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청년들이 당과 국가에 대한 충성심을 크게 품고 있지도 않을뿐더러 생계에도 크게 도움이 되지 않는 탄원에 자진해서 나서려 하지 않는 분위기가 팽배하다는 전언이다.

이어 이 소식통은 “가두여성(전업주부)들인 여맹원들의 경우에는 가정 형편이 어려우면 탄원이라도 해서 살아남아야겠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청년동맹원들은 다른 환경에 놓여 있다”며 “처한 상황을 무시하고 청년들에게 무조건 탄원하라 압박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는 “지금 청년들은 어떻게든 험지에 가지 않으려 하는데 국가는 여전히 충성심을 앞세워 정치적 압박을 되풀이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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