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黨 80년 혁명 영도사’ 정치학습인데 김정은 치적 잔뜩 부각

현재를 '위대한 발전기'로 띄우며 김정은 영도력 칭송…여맹원들 "늘 거기서 거기" 피로감 호소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2025년 5월 14일 화성지구 4단계 1만 세대 살림집(주택) 건설장에서 여맹 중앙위원회 일꾼들과 여맹중앙예술 선전대원들이 경제 선동 활동을 진행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사진=노동신문·뉴스1

북한이 올해 당 창건 80주년을 맞아 주민들을 대상으로 한 선전선동 사업에 주력하고 있는 가운데, 최근 여맹(조선사회주의여성동맹)원들을 대상으로 ‘조선노동당의 80년 혁명 영도사’를 주제로 한 정치학습이 진행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거창한 주제와 달리 최근 10여 간의 김정은 국무위원장 치적 사업을 부각하는 데 정치학습의 초점이 맞춰지면서 여맹원들 속에서 비판적인 반응이 나왔다는 전언이다.

24일 데일리NK 평안북도 소식통에 따르면 염주군 여맹은 지난 18일 ‘조선노동당의 80년 혁명 영도사에 대하여’라는 제목으로 정치학습을 진행했다.

학습은 일제 해방 직후의 혼란기와 미제에 맞선 전쟁 시기, 전후 복구 건설 시기, 천리마 대고조 시기 등 역사를 연대기적으로 서술하면서 사회주의 체제와 제도의 정당성을 강조하는 것으로 시작됐다.

그러다 현재의 ‘위대한 발전기’로 전환되며 김 위원장의 치적 나열로 이어졌다.

지방발전 정책에 따라 현재 염주군 일대에서 추진 중인 지방공업공장 건설을 비롯해 3대 필수 대상(병원·과학기술보급거점·양곡관리소), 양덕온천문화휴양지, 강동종합온실농장, 광천닭공장, 수해복구 살림집 건설 등을 구체적인 사례로 일일이 열거하며 “주체 조선의 존위와 명성이 최상의 경지에 이르렀다”고 강조한 것.

소식통은 “제목은 당의 80년 혁명 영도사인데 실제 내용은 최근 10여 년간의 성과를 자화자찬하는 것이었다”며 “초기 창당 시기에서도 수령님(김일성)의 이름은 언급조차 안 됐고, 장군님(김정일)에 관해서도 전혀 언급된 게 없었다”고 말했다.

이에 일부 여맹원들 사이에서는 “장군님 시기는 주민들에게 좋지 않은 기억으로 남은 부분도 있어 일부러 배제했을 수 있다”, “선대 수령님들보다 원수님(김 위원장)의 영도력과 업적을 의도적으로 부각한 것이 아니겠느냐”는 말이 돌았다고 한다.

한편, 여맹원들은 이 같은 내용의 정치학습에 상당한 피로감을 호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소식통은 “새로운 것도 없고 내용도 보면 늘 거기서 거기인데 2시간 가까이 학습으로 붙잡혀 있어야 하니 피곤하다는 말만 나왔다”고 전했다.

북한 당국도 이 같은 여론을 모르지 않지만, 그럼에도 이 같은 정치학습을 반복하는 것은 최고지도자의 위대성을 계속 부각하면서 수령에 대한 충성심을 내면화, 체질화하는 것이 체제 유지의 전략이기 때문이라는 게 소식통의 말이다.

소식통은 “이러한 반복적인 학습은 주민들로 하여금 스스로 생각하고 평가하는 능력을 약화시키고, 무비판적으로 순응하는 태도를 습관화하게 한다”며 “주민들의 사상적 이탈을 차단하는 구조적 장치로써 정치학습은 주민들의 반응이나 의사와 관계없이 앞으로도 지속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