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6·25전쟁 배경 작품·노래보급으로 청년 계급교양 집중

청년동맹, 반미 계급 투쟁 월간과 김일성 사망일 계기로 대적 의식·충성심·애국심 고취 나서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8일 중앙산업미술국에서 직원들이 “어버이 수령님에 대한 절절한 그리움을 안고 있다”고 보도했다. /사진=노동신문·뉴스1

북한 당국이 청년층을 대상으로 계급의식을 심어주는 교양 사업을 대대적으로 전개하고 있다.

11일 데일리NK 평양시 소식통에 따르면 평양시 청년동맹(사회주의애국청년동맹)은 지난달 말 각 구역 청년동맹과 시내 공장·기업소 청년동맹에 영화 ‘72시간’과 드라마 ‘붉은 흙’을 시청하고 감상문을 작성하라는 지시를 내린 데 이어 이달 들어서는 붉은 흙의 주제가인 ‘사랑은 내 조국에 증오는 원쑤(원수)에게’를 보급하도록 지시했다.

영화 72시간은 2024년 개봉작으로, 북한에서 ‘조국해방전쟁’이라 부르는 6·25전쟁 초기 북한군 105땅크(탱크)사단이 서울을 점령하기까지 72시간을 줄거리로 삼고 있다. 또 드라마 붉은 흙은 6·25전쟁 시기 황해도 인민위원장이었던 실존 인물 리룡진을 주인공으로 해 그의 영웅적 투쟁을 그리며 당시 황해남도 신천 지역에서 일어난 민간인 학살 사건도 다루고 있다.

평양시 청년동맹은 6·25전쟁 당시를 배경으로 하는 두 작품과 여기에 사용된 주제가 보급을 통해 전쟁을 경험하지 못한 청년 세대의 대적 의식을 심고 충성심과 애국심을 고취하려 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 평양시 청년동맹은 각 단위에 “영화를 재미로만 보지 말고 그 속에 담긴 사상적 알맹이를 깊이 새겨야 한다”, “감상문을 쓰면서 조국을 위해 바치는 청춘의 자세와 수령님들이 세워주신 우리 조국을 대를 이어 빛내야 할 사명감을 되새기도록 하라”고 강조했다고 한다.

소식통은 “이는 반미 공동 투쟁 월간(6월 25일~7월 27일)과 수령님(김일성) 사망일(7월 8일)을 계기로 한 청년 대상 정치사상 학습의 일환”이라며 “조국에 대한 사랑과 계급적 원쑤에 대한 증오심을 각인시키려는 데 목적이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달 5일 선교구역의 한 공장에서는 청년동맹원들을 대상으로 ‘사랑은 내 조국에, 증오는 원쑤에게’라는 제목의 드라마 붉은 흙 주제가를 가지고 노래보급이 진행된 것으로 알려졌다.

<사랑은 내 조국에, 증오는 원쑤에게>

1절
아 사랑은 나의 고향 아 사랑은 나의 조국
가슴에 불타는 사랑이 없인 행복을 지킬 수 없네
정든 산천이 귀중하거든 뜨겁게 사랑하라
삶의 요람이 귀중하거늘 뜨겁게 사랑하라
사랑은 내 조국에

2절
아 사랑은 나의 고향 아 사랑은 나의 조국
준엄한 결전의 언덕에 서니 이 땅이 더욱 소중해
잃고선 못 살 고향을 위해 원쑤를 증오하라
피땀이 스민 고향을 위해 원쑤를 증오하라
증오는 원쑤에게

3절
아 사랑은 나의 고향 아 사랑은 나의 조국
심장에 간직한 삶의 진리를 죽어도 잃지 않으리
장군님 품에 길이 번영할 귀중한 우리의 땅
한목숨 바쳐 지켜갈 맹세 변함이 없으리라
조국아 믿어다오

위 가사에서 보듯 이 노래는 원수에 대한 적개심, 수령에 대한 충성심, 조국을 사랑하는 애국심을 핵심으로 하고 있다.

그러나 당국의 기대나 의도와 달리 청년층은 이런 계급 교양을 따분해하는 모습이라고 한다.

소식통은 “요즘 청년들은 새 영화가 나와도 앞뒤만 대충 보고 뻔한 내용이라며 별다른 흥미를 보이지 않는다”며 “오히려 화면음악(뮤직비디오)처럼 경치가 좋고 음악이 흐르는 영상을 더 선호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북한 당국이 청년들의 6·25전쟁을 배경으로 하는 작품들을 통해 게급의식 함양에 공을 들이고 있지만, 정작 청년 세대는 자신들의 감성과 취향에 부합하는 콘텐츠를 찾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는 구시대적이고 고리타분한 교양이 더 이상 북한 청년들의 공감과 몰입을 끌어내지 못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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