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양 밖 청년①] 옷차림·머리단장 통제에도 변화 추구

옷·헤어스타일 통한 자기표현 욕구 ↑…"단속이 강해질수록 외형은 더 비사회주의적으로 변해"

이색적인 옷차림, 몸단장과의 투쟁을 강도높이 벌일 것을 강조하는 북한 내부 동영상 강연자료의 한 장면. 이색적인 옷차림으로 지목된 여성 주민의 모습이 담겨 있다. /사진=데일리NK

북한 당국이 ‘청년교양보장법’을 제정해 청년들의 옷차림과 머리단장에 대한 단속을 강화하고 있지만, 외부 문화에 익숙해진 청년들은 당국의 통제에도 불구하고 새로운 변화를 추구하고 있다.

2일 데일리NK 함경남도 소식통은 “최근 함흥시 젊은이들 사이에서 작년과는 다른 옷차림과 머리 모양이 유행하고 있다”면서 “해마다 단속은 더 강화되고 있지만 단속이 강해질수록 오히려 청년들의 외형은 더 비사회주의적으로 변하고 있다”고 전했다.

현재 함흥시 일대 거리에서는 다양한 스타일의 옷을 입은 젊은이들을 심심찮게 볼 수 있는데, 특히 여름을 맞아 다채로운 원피스나 치마를 즐겨 입는 여성 청년들이 눈에 띄게 늘어났다는 전언이다.

소식통에 따르면 올해 여름에는 무릎 위까지 오는 짧은 길이의 반소매 원피스가 유행하는 양상이다. 그중에서도 앞부분이 깊게 파이고 소매 길이도 기존보다 더 짧은 형태의 원피스가 유독 인기라고 한다.

소식통은 “2~3년 전부터 이런 형태의 달린치마(원피스)가 서서히 유행하기 시작했는데 올해는 누구나 입는 옷이 됐다”면서 “가격도 처음에는 500~1500위안이었는데 올해는 200~300위안으로 훨씬 눅은(싼) 가격에 판매되고 있다”고 했다.

그는 이어 “가슴 부분이 파인 옷을 입으면 큰일난다는 인식이 있는데 요즘 세대 젊은이들은 오히려 그런 옷을 선호한다”면서 “앞이 파였는데 길이가 길면 촌스럽다고 길이도 짧은 것을 찾고, 민소매 달린치마도 거리낌 없이 입고 다닌다”고 덧붙였다.

또 남성 청년들 속에서는 최근 200위안 정도 하는 중국산 검은색 셔츠가 유행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소식통은 “옷깃 안쪽으로 팥색 마감이 살짝 보이는 독특한 형태의 검은 옷이 남성들 사이에서는 ‘매력 있어 보인다’며 호평이 쏟아지고 있다”며 “이제는 자기 성격(개성)을 옷으로 드러내려는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뿐만 아니라 청년들은 헤어스타일 유행에도 민감한데, 소식통은 “최근에는 직발(매직)을 하는 여성 청년들이 많아졌다”면서 “직발을 하면 머리가 찰랑이고 윤기가 나는 데다 자연스럽게 머리색이 연한 갈색으로 변해 염색 효과도 일부 볼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염색 머리는 당국의 허용 범위를 벗어난 것이라 단속 대상이 되기 때문에 북한의 청년들은 당국의 통제선을 아슬아슬하게 지키며 부분적으로나마 욕구를 실현하려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북한에서는 외모를 단정하게 유지하는 것이 도덕적으로 매우 중요한 문제로 여겨진다. 당국은 옷이나 머리 모양이 그 사람의 사상 정신 상태를 반영한다면서 사회주의 생활양식에 부합하는 옷차림과 머리단장을 강하게 요구하고 있다.

실제로 북한이 지난 2021년 제정한 ‘청년교양보장법’ 제41조에는 청년들이 하지 말아야 할 행위로 ‘우리 식이 아닌 이색적인 옷차림과 몸단장’이 명시돼 있다. 북한은 이 같은 법률을 근거로 청년 교양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단속을 강화하고 있지만, 외부 문화에 영향을 받은 북한 청년들의 옷, 헤어스타일을 통한 자기표현 욕구는 점차 커지고 있다.

소식통은 “사회주의 생활양식에 맞는 옷차림과 몸단장은 지금 청년들의 눈에 들지 못하고 오히려 비웃음만 사고 있다”며 “정형화된 차림새를 강요하고 여기에 어긋나면 사상적으로 문제시하는 식으로 통제와 단속을 강화한다면 청년들은 더욱 겉과 속이 다른 존재로 살아가게 될 것이고 그 책임은 결국 국가가 지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