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직 청년 문제 해결 어떻게? 다그치고 단속하기보다…

무직 청년 실태 조사한 평안남도, '선동+해결형' 방식 제시…청년들과 부모들 긍정적 반응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2022년 5월 2일 “김정은 동지께서 5월1일 조선인민혁명군 창건 90돌 경축 열병식을 성과적으로 보장하는 데 기여한 평양시 안의 대학생, 근로청년들과 기념사진을 찍었다”고 보도했다. /사진=노동신문·뉴스1

평안남도 인민위원회가 청년 무직자들의 실태를 조사하고 이 문제를 해결할 방안을 강구해 중앙에 보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평안남도 소식통은 2일 데일리NK에 “평안남도가 지난달 중순 ‘청년층 무직 현상에 대한 전면조사 및 해결 방향’이라는 보고서를 자발적으로 작성해 내각과 당중앙에 올렸다”고 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도 인민위원회 노동국이 중심이 돼 작성한 보고서에는 올해 상반기(1~6월) 도내 18세에서 30세 사이 청년층의 사회진출률이 현저하게 떨어졌고, 비생산적 대기자 수가 급증하는 심각한 현상이 발생했다는 내용이 담겼다.

도 노동국은 도내 중학교·대학 졸업생 등 3200여 명의 사회진출에 관한 자료를 집계했는데, 직장 미배치 또는 직장 탈선 후 미복귀 상태로 개인 수입 활동에 종사하는 인원이 청년 남녀 통틀어 2200여 명가량 되는 것으로 파악했다.

도 노동국은 이 같은 현상을 청년층의 ‘근로 의욕 부족’, ‘사상 해이’ 문제로만 볼 것이 아니라 이들이 처한 상황과 조건, 환경을 들여다봐야 한다면서 직장에서 배급도 없이 일해야 하는 실정에 주목했고, 이를 있는 그대로 보고서에 담았다.

그러면서 도내 모든 당·행정·사법기관과 근로단체 조직을 총망라한 ‘청년 취업 안내 및 배치 해결 구루빠’를 조직하고 7월 5일부터 9월 30일까지 활동을 전개하는 방안을 보고서에 밝혔다.

여기서 구루빠는 청년 무직자를 무작정 단속해 처벌하기보다는 가정 방문, 개별 접촉, 취업 의향 조사 후 실질적 직장 배치로 연결하는 ‘선동+해결형’ 방식으로 활동하게 될 것이라는 점도 함께 언급했다.

소식통은 “평안남도는 무직 청년 문제를 방치하면 범죄·사상 이완 등의 문제가 생기고, 특히 혁명의 수도 평양과 거리가 가깝다는 점에서 무직 청년들이 수도에 드나들면서 더 엄중한 사건 사고들을 일으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며 “구루빠 활동은 이를 막는 예방적 조치이며 무직 청년들의 자리를 찾아주는 사회주의식 해결 방식이라고 밝혔다”고 전했다.

평안남도의 이 같은 문제 해결 방식에 일단 주민들은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는 전언이다.

소식통은 “평안남도가 중앙에 올린 보고서에 어떤 해결 방향이 담겼는지는 소문으로 주민들에게도 알려졌는데, 일단 무직 청년들과 그 부모들은 환영하는 분위기”라며 “이들은 이런 방향이라면 집에 찾아온 구루빠 성원들에게 문을 안 열어주거나 거짓말하고 달아나거나 잠수타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소식통은 “무엇보다 다그치는 줄 알고 긴장하던 청년들은 ‘사회주의가 원래 이랬어야 한다. 청년들이 나라의 미래인데 맨날 쥐잡듯 잡으니 미래가 있었겠나. 계속 이런 식으로 해결해 나갔으면 좋겠다’는 말을 하고 있다”고 덧붙이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