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장원들 농장에 안 나올까…‘선공급 후공제’형 식량 공급

'받은 양의 3배 분량 가을에 가서 공제' 명시된 사전 동의서까지 받아…진퇴양난 농장원들 불만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23일 평안남도 농촌경리위원회 안북농장의 근로자들이 병충해막이를 착실히 해나가고 있다고 보도했다. /사진=노동신문·뉴스1

평안남도가 개근하는 농장원들을 대상으로 노력공수에 따라 ‘선(先)공급 후(後)공제’형 식량공급제를 실시하도록 지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데일리NK 평안남도 소식통에 따르면 도(道) 농촌경리위원회는 이달 중순 ‘6월 15일부터 7월 31일까지 하루도 빠짐없이 매일 농장에 출근하는 농장원들만을 대상으로 노력공수에 따라 선공급 후공제 형태로 식량을 공급하라’는 지시를 내렸다.

이번 지시는 평원군 전역 주요 벼농사 농장, 구체적으로는 3개 농장을 중심으로 내려졌는데, 실제 식량 공급은 농장별 관리위원회의 자체적인 체계에 따라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우선 평원군의 한 농장의 경우 매일 출근한 농장원 중에서도 ‘사전 동의서’를 제출한 인원에 한해 식량을 공급한다는 방침을 세웠다는 전언이다.

사전 동의서에는 ‘받은 양의 3배 분량을 가을 분배에서 제한다’는 조건이 명시적으로 밝혀져 있으며, 농장원 개인이 이 내용에 동의하면 분조장, 작업반장 또는 농장 관리위원회 담당 일꾼들과 만나 서면으로 된 동의서를 작성한다.

공급되는 식량 품목은 쌀(백미), 묵은 강냉이(옥수수), 감자, 밀가루 등으로, 인당 하루 560g 기준으로 책정됐다. 품목은 농장 자체 보유량과 수급 가능 여부 등에 따라 조정 가능하고, 농장 관리위원회는 지급일지를 별도로 보관해 후에 도에 보고하도록 했다.

소식통은 “식량은 각 분조에서 매일 아침 출근해 일하기 전에 현장에서 공급된다”며 “개별 공급이다 보니 농장원들은 개인 봉투에 담아가야 하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이번 지시는 여름철 집중 노동 시기에 식량난에 따른 농장원들의 출근율 저하를 우려한 일시적 대책이라는 게 소식통의 이야기다.

그는 “여름철 노력을 유지하고 농장원들의 이탈을 막기 위해 이뤄지는 것”이라며 “미리 주고 나중에 떼겠다는 식의 현장형 고육지책으로, 정부 차원에서의 식량 공급이 아니라 농장 자체 보유량과 일부 군량미 예비분을 섞어 푸는 이례적인 조치”라고 했다.

다만 농장원들 속에서는 불만이 제기되고 있다.

농장원들은 “당장 공급받지 않으면 굶어 죽을 판이고, 공급받으면 가을에 3배로 공제돼 가을에 받을 몫이 없어져 또다시 굶는 판국이 된다”고 토로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농장 간부들은 “받고 싶은 사람만 받아가면 된다”고 말하고 있는데, 이런 반응에 또 화가 난 농장원들은 “이게 공산주의 집단인가”라며 더 큰 불만을 나타내고 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