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마당 음식 상인들 “늘 6월만 같았으면 좋겠다”…왜?

연이은 행사로 특수 누리면서 모처럼 웃음꽃…하루를 위해 한달치 식비 들인 부모들은 울상

국제아동절(6월 1일)을 맞아 각지에서 즐거운 행사들이 개최됐다고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이 2일 보도했다. /사진=노동신문·뉴스1

6월 1일 국제아동절과 6월 6일 조선소년단 창립절로 유치원과 소학교(우리의 초등학교)들에서 잇따라 행사가 열리면서 장마당 음식 상인들의 얼굴에 모처럼 웃음꽃이 핀 것으로 전해졌다.

데일리NK 함경남도 소식통은 18일 “6월은 떡 장사꾼을 비롯한 음식 장사꾼들이 손꼽아 기다리는 달”이라며 “함흥시 사포 장마당의 한 떡 장사꾼의 경우, 6·1절과 6·6절 행사로 인해 닷새 만에 한달치 수입을 올렸을 정도”라고 전했다.

실제로 사포 장마당에서 떡을 파는 상인들은 평소에는 하루 종일 서 있어도 300~500g짜리 떡을 서너 덩이밖에 팔지 못하는데, 이달 1일과 6일에 연달아 치러진 행사로 인해 평소보다 10배가 넘는 떡 판매량을 올렸다는 후문이다.

우리의 어린이날과 유사한 국제아동절과 북한의 15세 미만 어린이들이 모두 가입된 조선소년단 창립일이라는 특수를 맞아 떡이 불티나게 팔리면서 장마당의 떡 상인들이 그야말로 쾌재를 불렀다는 것이다.

소식통은 “매년 6·1절과 6·6절이면 여러 가지 다채로운 행사들이 열리는데, 이때 아이들이 싸가지고 가는 벤또(도시락)에 떡이 무조건 들어가야 해 장마당에서 절편이든 송편이든 다 잘 팔렸다”고 말했다.

신발을 파는 상인들도 대목을 맞아 수입이 확 늘어나면서 반색한 것으로 알려졌다.

소식통은 “한 신발 장사꾼은 5월 한 달 벌이보다 6월 초 일주일간 수입이 더 많았다면서 엄청 기뻐했다”며 “6·1절과 6·6절로 수입이 크게 늘어난 장사꾼들은 ‘이런 달만 몇 번 더 있으면 걱정 없겠다’. ‘늘 6월만 같았으면 좋겠다’는 말을 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이렇게 상인들의 얼굴에는 활기가 돌았지만, 이와 정반대로 연이은 행사 때문에 한 달 생활비를 쏟아부은 부모들은 울상을 지으며 깊은 한숨을 내뱉었다고 한다.

소식통은 “요즘은 대부분 자식을 하나나 둘만 낳다 보니 부모들이 행사 준비에 모든 정성을 쏟는다”며 “‘단 하루를 위해 한 달 식비를 써야 했다’는 말이 곳곳에서 나왔고 어떤 부모는 ‘자식이 주눅 들지 않게 하려다 결국 강냉이죽으로 끼니를 때우게 됐다’고 토로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없는 살림에 김일성·김정일 생일과 같은 북한 최대 명절에 떡도 밥도 못 먹는 가정들이 많지만, 이런 가정들도 자식의 학교 행사 준비에는 유독 남다르게 신경 쓰는 분위기가 있다는 게 소식통의 이야기다.

소식통은 “벤또에 반찬을 몇 가지나 담았는지, 간식은 또 뭘 넣었는지, 선생님 벤또는 어떻게 준비했는지가 엄마들 그리고 심지어 자식들 사이에서도 비교 거리가 된다”며 “떡, 과일, 돼지고기 등 재료를 사고 여기에 운동복이나 신발, 교원 선물까지 신경 쓰다 보면 하루치 준비에 돈 10만원은 거뜬히 들어간다”고 말했다.

이어 소식통은 “자식이 어릴수록 부모들이 더 신경을 쓰는데, 실제로 초급중학교(중학교)나 고급중학교(고등학교) 운동회 때는 부모들이 이 정도로 들썩이지 않는다”며 “장사꾼들이 6·1절, 6·6절이 연달아 있는 6월을 손꼽아 기다리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