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북한의 젊은 청년층을 중심으로 사교육을 통해 운전 기술을 익히는 사례가 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정식 운전원 양성소보다 개인에게서 받는 교육이 시간과 비용 측면에서 훨씬 효율적이라는 인식에서 비롯된 현상이라는 게 소식통의 설명이다.
18일 데일리NK 함경북도 소식통은 “최근 청진시 젊은이들 사이에서는 개인에게 돈을 내고 운전 기술을 배우는 게 하나의 추세로 되고 있다”면서 “한 달 정도 교육을 받으며 여기에 드는 비용은 500위안 정도”라고 전했다.
돈을 받고 개인적으로 운전 기술을 가르쳐주는 이들은 과거 군(軍)이나 사회 기관·기업소에서 운전수로 일한 경력이 있거나 현재 관련 직종에 종사하고 있는 주민들로 알려졌다.
기본은 하루 4시간씩 한 달 총 120시간 교육으로 돼 있으나 운전을 가르쳐주는 개인들의 본업이 따로 있어 실질적으로 평일에는 하루 2시간 정도, 주말(일요일)에는 하루 4시간 정도 운전 교육이 이뤄지고 있다고 한다.
이렇게 돈을 받고 운전 기술을 가르쳐주는 식의 사교육은 법적으로 허용되지 않아 서로 잘 아는 사이거나 소개를 통해서만 가능하며, 혹시라도 신고돼 문제시되면 처벌을 받을 수도 있기 때문에 대외적으로는 대가성 없이 선의로 이뤄지는 것처럼 보이게끔 하고 있다는 전언이다.
소식통에 따르면 북한에서 정식 운전 교육을 받으려면 운전원 양성소에 들어가야 한다. 여기서는 운전 기술뿐 아니라 차량 수리와 정비 교육도 함께 받는데, 정규 교육 기간은 1년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운전원 양성소에 들어가려면 소속된 기관의 추천을 받아야 하고, 뇌물 없이는 추천받기가 사실상 불가능한 데다 양성소에 들어간 이후에도 양성소 직원들이 요구하는 각종 뇌물을 마련해야 해 수천 위안에 달하는 비용을 부담해야 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운전원 양성소는 청년층에게서 외면받는 실정이라는 게 소식통의 말이다.
반면 개인에게서 운전 교육을 받으면 순수 교육비 300위안에 운전 연습에 필요한 연료비 200위안을 합쳐 500위안이면 충분해 청년들 대부분이 사교육을 선택하는 추세다.
소식통은 “500위안은 노력하면 어느 정도 만들 수 있는 금액이지만 양성소를 졸업하기까지 드는 수천 위안의 비용은 청년들이 감당하기 힘든 수준”이라며 “그래서 시간도 짧고 비용 부담도 적게 드는 개인 교육으로 쏠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물론 운전원 양성소의 정규 교육 과정을 거치지 않으면 곧바로 운전면허를 취득할 수 없다. 다만 운전 조수로 일하며 2년간 무사고인 경우에는 면허 시험을 볼 수 있는 자격이 주어진다. 이에 일부 청년들은 운전 조수로 일하며 생계를 유지하는 동시에 장기적으로는 운전면허 취득을 목표로 삼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소식통은 “운전면허만 있어도 차량이 있는 직장에 운전수로 취직할 수 있고, 그렇게 되면 기름을 일부 조절해 팔거나 장사 물건을 실어 한 번만 운행해도 적지 않은 수입을 올릴 수 있기 때문에 먹고 사는 데는 큰 문제가 없다”며 “돈이 되는 일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요즘 청년들은 차를 가질 수 없다면 운전 기술이라도 익혀 먹고 살겠다는 생각이 강하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과거에는 여건이 되지 않으면 포기하는 경우가 많았지만, 지금 청년들은 운전만이라도 배우면 생계가 가능하다는 생각에 어떻게든 운전 기술을 익히려 짐꾼으로 일하면서 교육비를 마련하려고 애쓴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