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당벌이’ 노동 시장 활기…하루 일하고 받는 대가는?

8·3 노동자들이나 시장 장사활동 막힌 상인들이 하루벌이…"돈만 있으면 누구나 사람 사서 쓴다"

2019년 6월 함경북도 국경지대의 모습. 한 밭에서 북한 주민이 농사일을 하고 있다. /사진=데일리NK

최근 북한에서 하루 단위로 일하고 그에 따른 임금을 받는 ‘일당벌이’(일용직) 노동 시장이 활기를 띠고 있다고 소식통이 전해왔다. 농번기를 맞으면서 농장이나 기관·기업소 부업지들에서 인력 수요가 급증한 게 주된 요인이라는 전언이다.

17일 데일리NK 평안남도 소식통은 “개천시 일대에서 건설, 가사, 운반 등 다양한 분야에서 노력(인력)을 구하는 일당벌이 시장이 성행하고 있다”며 “노력이 필요한 곳은 많고 사람들은 당장 돈벌이를 해야 하니 이런 시장이 활발하게 운영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역전과 시장을 오가며 짐을 날라주고 일당을 버는 짐꾼들을 중심으로 형성되기 시작한 일용직 노동 시장이 점차 확대돼 최근에는 농장이나 기관·기업소 부업지, 건설장 동원을 대신 나가 하루 벌이하는 주민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는 게 소식통의 이야기다.

소식통은 “이제는 돈만 있으면 누구나 사람을 사서 쓸 수 있는 세상”이라고 말했다.

이렇게 일당벌이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직장에 돈을 내고 개인 돈벌이를 하는 ‘8·3 노동자’들이라고 한다.

일하고 받는 대가는 천차만별인데, 건설장에서 자재 나르기나 벽돌 쌓기, 몰탈(모르타르) 이기기 등의 단순 노동을 하는 경우에는 일당으로 북한 돈 2만~2만 5000원을 받고, 기술이 필요한 미장이나 타일 붙이기, 전선 설치 등은 일당으로 3만원 이상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가 하면 소식통은 “개천시 일대에서 농장에 대신 나가 김매기를 해주는 일당벌이를 하면 강냉이(옥수수) 3kg을 받는다”며 “음식 장사를 거들어주고 (북한 돈) 1만 5000원을 받는 것에 비하면 강냉이 3kg은 적은 편이긴 하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농장에서 대신 일해주고 받는 대가가 고작 강냉이 3kg인 것에 불만을 표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이 정도라도 받고 일하겠다는 사람이 많아 당분간은 (보수가)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특히 최근에는 농촌 총동원령으로 시장 운영이 통제되면서 시장에서의 경제활동에 제약을 받게 된 상인들이 일용직 노동 시장에 나오면서 노동력 공급이 더욱 많아졌다는 게 소식통의 설명이다.

소식통은 “요즘 같은 때에는 장마당에 사람도 별로 없어 음식 장사 보조 일거리도 많지 않다”며 “장마당 벌이 자체도 시원찮으니, 농장이나 건설장 동원에 대신 나가 돈을 벌려는 사람들이 점점 더 많아지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