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북한 당국이 중앙대학 학생 중심이던 기존의 유학생 선발 방식을 탈피하고, 지방대학의 성적이 우수한 학생들에게도 유학생으로 뽑힐 기회를 주도록 지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17일 데일리NK 북한 내부 소식통은 “중국 정부 초청 유학생 선발 및 중앙대학 편입 사업에 관한 중앙당 교육부의 지시문이 지난 12일과 13일 이틀에 걸쳐 평양시 중앙대학들과 평안남북도 및 함경남북도 4개 도 소재지 일부 지방대학 당위원회에 내려졌다”고 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이번 사업의 핵심은 지방대학 1학년생들 가운데 성적이 우수한 학생들을 추려 8월 말까지 심사를 거친 뒤 올해 말까지 중국 유학 대상자 명단을 최종 확정 짓는다는 것이다.
유학 대상자로 최종 선발된 지방대학 학생들은 올해 말 중앙대학 편입 자격을 부여받아 평양으로 올라가고, 내년에 중국 유학길에 오르게 될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현지 대북 소식통도 “중국 내 여러 대학이 2026년도 조선(북한) 유학생 수용에 관한 공문을 받은 상태”라며 “조선 유학생들은 중국 내 8개 대학에 우선 수용될 것으로 알려졌는데, 이 8개 대학은 대부분 과학기술 특화 대학들”이라고 전했다.
실제로 중앙당 교육부는 재료공학, 항공우주공학, 컴퓨터공학, 바이오공학 등 전문 과학기술 분야 전공자들을 해외 유학생 선발 대상에 우선 포함시키도록 하는 내부 지침을 마련해 뒀다는 전언이다. 이는 향후 국방과학원, 국가과학원 실무 배치를 고려한 교육 로드맵의 일환으로 해석된다.
북한 내부에서는 이번 사업을 당의 ‘세계적인 과학기술 인재 양성’ 정책 차원으로 보는 분위기라고 한다.
소식통은 “지방대학의 수재들을 발굴해서 중앙대학에 편입시키고 전문 분야에 특화된 교과 과정을 외국에서 이수하도록 해 국제적인 수재로 양성하려는 것이 국가의 궁극적 목적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그동안 중앙대학에 집중됐던 외국 유학생 선발 구조를 개선하고 지방대학의 우수한 학생들을 발굴해 국가 전략 분야에 투입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는 점에서 이번 사업은 의미가 크다”며 “더 많은 청년 대학생 수재들에게 기회를 열어준 만큼 당에서는 실질적인 성과로 이어지길 기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다만 지방대학 관계자들 속에서는 걱정스러운 반응도 나오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주로 중앙대학 학생들에게 부여되던 중국 유학생 선발 기회를 지방대학 학생들에게까지 확대한 것은 지역 간 교육 격차를 줄이려는 취지라며 대체로 긍정 평가하는 분위기지만, 한편에서는 중앙대학 편입과 유학이 이렇게 갑작스럽게 이뤄지면 지방대학 학생들이 학업적으로 따라가기 버거울 수 있다며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는 게 소식통의 이야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