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에만 수십 명씩 복통 호소…국방성, 식수 수질검사 지시

평양, 남포, 황북, 함남 등 4곳 군부대 주둔 지역 돌며 검사 실시…"후방총국이 이제야 정신 차렸다"

2019년 2월 북한 군인들이 얼어붙은 두만강 위에서 얼음을 깨고 물을 긷고 있다. /사진=데일리NK

북한 국방성이 7월부터 시작되는 인민군 정례 하기훈련을 앞두고 병사들의 건강 문제를 고려해 식수 수질검사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16일 데일리NK 평양시 소식통에 따르면 국방성은 하기훈련을 앞두고 물로 인한 병사들의 건강 문제를 방지하기 위해 후방총국에 평양시, 남포시, 황해북도, 함경남도 등 4곳의 군부대 주둔 지역의 식수 수질검사를 6월 한 달간 실시하도록 했다.

소식통은 “식수 수질검사는 하기훈련을 앞두고 매년 진행하는 것은 아니고, 지난 5월 해당 지역 내 일부 부대들에서 설사나 배앓이하는 병사들이 급증한 것으로 보고되면서 긴급히 결정된 것”이라고 전했다.

실제로 앞서 평양시, 남포시, 황해북도, 함경남도에 주둔하는 일부 부대들에서 병사들이 하루에만 수십 명씩 복통을 호소해 군 병원으로 옮겨졌다는 보고가 있었고, 진단 결과 주된 원인이 식수 문제로 지적됐다는 전언이다.

이에 국방성이 사안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이번 기회에 후방총국에 식수 수질 문제 해결을 지시한 것이라는 게 소식통의 이야기다.

소식통은 “후방총국은 이번 점검을 통해 석회암 지대에 주둔하고 있는 부대나 소독되지 않은 강물이나 우물물을 그대로 퍼 올려 쓰고 있는 부대들을 전면 조사해 ‘급수 체계 대전환’을 단행하겠다는 방침”이라고 말했다.

현재로서 수질검사는 인민군 통신국 본부, 3군단, 8·15훈련소, 7군단 등을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으며, 후방총국 소속 위생 담당 군관들과 사회의 관련 대학 출신 전문가나 연구소 소속 수질 분석 연구사들까지 참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은 각 산하 부대들을 순회하며 조리실, 급수장, 물탱크 등에서 시료를 채취해 도말검사하거나 그 외 식수 산성도(pH) 수치 검사, 염소 소독 여부 확인 등을 진행하고 있다.

이에 따라 각 부대의 위생 담당자들도 후방총국에서 파견된 일꾼들의 지도하에 하루 두 차례 이상 식수의 염소 농도 측정과 간이 소독을 실시하고 있다고 한다.

후방총국은 최종적인 검사 결과에 따라 급수차 재배치, 식수 탱크 교체, 간이 정수 설비 설치 등을 결정할 예정이다.

소식통은 “수질검사가 이뤄지고 있는 부대 내부에서는 후방총국이 이제야 정신을 차렸다며 이전까지는 오염된 물을 병사들이 직접 끓여 먹으라는 식의 무책임한 지시만 있었는데 전문가까지 포함시켜 직접 물 상태를 확인하고 병사들 앞에서 설명까지 해주고 있으니 병사들도 경각심을 갖게 됐다는 반응이 쏟아지고 있다”고 전했다.

후방총국은 이번 검사 기간 내 위생 및 보건 담당 일꾼들에 대한 재교육도 병행하면서 식수 위생에 대한 인식 개선에 나서고 있으며, 수질이 좋은 우물 물줄기를 다시 찾는 작업도 하고 있어 부대들 속에서는 ‘물이라도 마음놓고 마실 수 있게 돼 좋다’는 긍정적인 분위기가 나타나고 있다고 소식통은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