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북한 일부 지역에서 ‘자차 운송업’이 청년층 사이에 돈이 되는 업종으로 주목받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이런 자차 운송업은 실상 돈주 자녀들이 주도하고 있고, 경제력이 따라주지 않으면 진입 장벽 또한 높다는 지적도 나온다.
데일리NK 북한 강원도 소식통은 16일 “원산시를 중심으로 30대 청년들이 자가용을 택시사업소나 기업소에 등록하고 운송업으로 수익을 올리는 사례가 늘고 있다”며 “차만 있으면 어떻게든 먹고살 수 있다는 인식이 퍼지면서 돈 있는 부모들이 자녀들에게 차량을 사주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자차 운송업으로 돈벌이하는 청년들은 대부분 경제력 있는 부모나 배우자를 발판으로 해당 업종에 뛰어들었다. 본인이 직접 차량을 운전하기도 하고,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차량을 대여해주고 대여료를 받아 챙기는 식으로 수익을 내고 있다.
또 인원을 과도하게 많이 태워 수익을 극대화하는 방식도 일반화되고 있다. 예컨대 2인승 차량에 5~6명을 태우거나 6인승 차량에 10명을 태우는 식이다. 안전 문제 발생 가능성에도 불구하고 승차 인원 초과는 일상적인 관행으로 자리 잡고 있다는 전언이다.
교통안전원 등 단속 권한이 있는 이들에게 일정 수준의 뇌물만 건네면 큰 문제 없이 운행할 수 있다는 게 소식통의 설명이다.
현재 원산시에서 운송업에 적합한 승용차나 승합차를 구매하려면 최소 8만 위안(한화 약 1500만원)에서 많게는 15만 위안(약 2900만원)이 필요한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운전면허 취득, 차량 등록 등 여타 부대 비용까지 포함하면 그보다 더 많은 돈이 필요하다.
소식통은 “일반적인 가정의 청년들은 쉽게 넘을 수 없는 경제적 장벽”이라며 “그래서 결국에는 부모나 배우자의 경제적 기반을 활용할 수 있는 청년들이 안정적으로 수익을 낼 수 있는 자차 운송업을 주도하게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청년 세대 안에서도 경제력에 따른 계층화가 심화하고 있고, 그 격차는 갈수록 점점 더 크게 벌어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그러면서 소식통은 “일반 가정의 청년들은 어떻게 해서나 차량을 구매할 자금을 마련하려고 노력하고 있으나 부모, 배우자의 도움 없이 수만 위안에 이르는 돈을 마련한다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한 일”이라면서 “이러한 실정으로 일부 청년들은 좌절감에 시달리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