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당의 정책은 좋다’ 노래도 모자라 동영상 반복 시청까지

지방발전 정책에 찬사 보내며 김정은 인민애 부각…주민들 "언제는 당 정책이 나빴느냐" 비꼬기도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2025년 2월 7일 “새 시대 지방발전 정책의 드팀없는 실행을 위한 2025년도 대 건설 투쟁이 개시됐다”면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강동군병원과 종합봉사소 건설 착공식에 참석했다고 보도했다. /사진=노동신문·뉴스1

북한 당국이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치적들을 열거한 ‘노동당의 정책은 좋다’라는 제목의 시사해설 동영상을 제작해 주민들에게 반복적으로 보여주면서 내부 결속을 유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12일 데일리NK 평안남도 소식통은 “상반기 사업총화와 6월 하순 전원회의를 앞두고 당 기관들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며 “이런 상황에 ‘노동당의 정책은 좋다’라는 제목의 선전물 학습이 그 어느 때보다 강하게 강조되고 있다”고 전했다.

북한 당국이 ‘노동당의 정책은 좋다’라는 제목의 노래에 이어 같은 제목으로 된 선전물을 제작하고 조직별, 인민반별로 반복 시청을 강요하고 있다는 게 소식통의 이야기다.

소식통에 따르면 개천시의 한 탄광에서는 이달 들어 시사해설 동영상 시청과 감상문 발표가 중심이 된 정치학습이 반복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동영상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제시한 지방발전 정책을 조명하고 있다. 구체적으로는 강동군 병원과 종합봉사소 건설, 락원군 바닷가 양식 사업소 건설 등의 사례를 예로 들면서 김 위원장의 사랑과 헌신을 강조하고 있다.

소식통은 “선전물은 ‘인민의 꿈이 곧 수령의 꿈’이라면서 원수님(김 위원장) 시대를 ‘만복의 시대’라고 묘사하고 있고, ‘정책이 사랑과 정에 충만되면 인민의 행복은 무궁하다’, ‘인민들의 운명은 정책으로 결정된다’는 표현을 써가며 당의 지방발전 정책에 대해 찬사를 아끼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 같은 동영상을 시청한 주민들은 내용 면에서도 불만을 드러내고, 인민반에서도 직장에서도 반복되는 시청 강요에 상당한 피로감을 호소하고 있다고 한다.

실제로 동영상을 본 주민들은 “언제는 당 정책이 나빴느냐”면서 비꼬는 말을 하기도 하고 “허구한 날 말만 번지르르 하니 문제다”라고 꼬집기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소식통은 “평양 못지않게 건설된 미래의 지방들이 머지않아 ‘만복의 이름’, ‘만복의 주소’로 불리게 될 것이라고 선전하면서 원수님 시대에 살고 있는 것을 긍지로 여기라는 내용에 많은 사람들이 정말 지긋지긋하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주민들은 이런 선전 동영상을 시청하는 것에서 끝나는 게 아니라 인민의 행복을 위해 불철주야하는 김 위원장의 노고와 희생에 감사를 표하고 충성심을 드러내 보이는 내용을 담아 감상문을 써서 발표까지 해야 하는 것에 더욱 진저리를 치고 있다는 전언이다.

소식통은 “선전물에서는 인민들을 애국자, 영웅이라고 치켜세우는데 이는 다 주민들이 고난을 감내하도록 하려는 의도”라며 “현실의 삶은 달라지는 게 없는데 당 정책을 찬양해야 하고 기쁨을 억지로 표현해야 하니 사람들은 가뜩이나 피곤한 삶이 더 피곤하다며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