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6월 1일 ‘국제아동절’을 맞아 북한의 각급 당 및 행정기관 간부들이 앞다퉈 육아원과 애육원을 찾아 물자 지원에 나선 것으로 전해졌다. 김정은 정권의 ‘애민 정치’에 동원된 간부들이 연례행사처럼 반복되는 반강제적인 물자 지원에 큰 부담을 느끼고 있다는 전언이다.
5일 데일리NK 평안남도 소식통은 “6·1절을 계기로 평안남도 개천시, 안주시 등 주요 시·군의 당위원회와 인민위원회 간부들이 육아원과 애육원, 위탁가정을 돌며 생필품, 옷, 간식, 장난감, 교육기자재 등을 전달하는 지원사업에 일제히 동원됐다”고 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개천시와 안주시의 당 및 행정기관 간부들은 이번에 육아원, 애육원 지원 물자 마련에 (북한 돈) 15~20만원을 부담했다.
이 같은 사업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애민’, ‘후대 사랑’ 이미지를 부각하는 당의 육아 정책의 연장선상에서 이뤄지고 있다는 게 소식통의 설명이다. 사실상 선전·선동용 보여주기식 사업에 간부들까지 동원되면서 간부들이 상당한 부담감을 토로하고 있다는 전언이다.
소식통은 “이런 사업은 당 조직부에서 상시 장악·보고하고 간부부에서도 눈여겨보고 있어 간부들이 열성 없는 열성을 다 부려야 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6·1절과 같은 특정 계기가 되면 육아원과 애육원, 아이들을 맡아 키우는 가정집을 찾아야 하고, 원군 지원에 건설 지원까지 하면 1년에 적게는 6~7차례, 많게는 15차례 이상 지원 물자를 챙겨야 한다”고도 했다.
명목상은 자발적 지원이지만 간부들은 이를 이중·삼중의 과제로 받아들이고 있다는 것이다.
소식통은 “간부들은 처벌과 통제가 강화되는 것도 모자라 하라는 명령 지시만 계속 더해지고, 지시가 일단 떨어지면 모든 것을 자력갱생으로 해결해야 하니 정말 간부 해 먹기 힘들다고 토로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그는 “이제는 일반 주민들만이 아니라 간부들까지도 시달리는 구조”라며 “모두가 죽을 맛”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