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공업공장 건설장 인근 주민들, 의외의 ‘호재’ 맞았다?

건설자들이 빼돌린 자재로 집수리 나서…지역 주민·건설자들 간 유착 관계로 '상부상조'하는 분위기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2월 28일 북창군, 염주군, 배천군, 장강군, 철원군, 길주군 지방공업공장 건설 착공식이 전날(27일) 진행됐다고 보도했다. /사진=노동신문·뉴스1

‘지방발전 20×10 정책’에 따라 북한 각지에서 지방공업공장 건설이 진행 중인 가운데, 공사장 인근 주민들이 의외의 호재를 맞고 있다는 전언이다. 공사에 동원된 건설자들이 빼돌린 건설자재로 묵은 집수리에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평안북도 소식통은 30일 데일리NK에 “염주군에서 지방공업공장 건설이 한창 진행 중인데, 건설장에서 나온 자재들이 인근 주민들에게 흘러 들어가 집수리에 활용되고 있다”고 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공사 현장에 상주하는 건설 인력들과 관리자들이 시멘트, 목재, 철근, 못 등을 능력껏 빼돌려 이를 인근에 사는 주민들과 현금 또는 담배, 술, 음식 등으로 맞바꾸는 식의 거래를 하고 있다.

이 같은 현상은 공사가 비교적 장기간 진행되면서 해당 지역 주민들과 건설자들 간에 유착 관계가 형성된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소식통은 “건설자들이 현지에 오래 머물면서 주민들과 자주 접촉하게 되고, 서로 필요에 따라 거래가 자연스럽게 이뤄지고 있는 것”이라며 “서로 조건을 맞춰가며 물자를 주고받는 식의 ‘상부상조’ 분위기가 퍼지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공사장 인근에 거주하는 주민들은 건설자들이 빼돌린 시멘트, 목재, 철근 등을 구해 구들장이나 부뚜막, 굴뚝 등을 수리하거나 무너진 창고를 새로 짓는 등 생활 환경 개선에 나서고 있다는 게 소식통의 말이다.

물론 주민들이 얻는 자재의 종류나 양은 주민 개개인이 가지고 있는 자금 등 경제적 여건에 따라 각기 다른데, 형편이 어려운 주민들도 먹거리와 맞바꿔 소량의 자재라도 확보해 그에 걸맞게 집수리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주민들은 손기술이 있는 건설자들이 즐비해 헐값에 부릴 수 있는 지금 같은 때야말로 집 여기저기를 고칠 절호의 기회로 보고 너도나도 집수리에 나서고 있다는 전언이다.

이렇게 건설자들이 자재를 빼돌려 주민들과 거래하는 행위는 분명 불법행위로 처벌받을 수 있는 일이고, 실제 단속도 벌어지고 있다고 한다.

하지만 이를 단속하는 이들 또한 일정 몫을 챙기며 문제 행위를 눈감아주고 있는 데다 이런 구조가 북한에서는 오래전부터 굳어져 있어 건설자재 거래가 성행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소식통은 “단속도 결국 뒷돈을 받기 위한 수단이고 서로서로 모른 척 하면서 알아서 살아가는 것은 이미 여기(북한)에서는 오랫동안 축적돼 온 삶의 지혜”라며 “개인의 이익을 좇아 살아가는 것이 이제 더는 부끄러운 일도 아니라 눈치껏 훔치고 빼앗고 하는 것이 지금 여기 사람들의 현실”이라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