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중국이 본격화한 북한 주민 대상 ‘콘텐츠 유입 전략’은 오래전부터 구축돼 온 인적·물적 인프라에 기반한 전략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중국의 콘텐츠 공세는 지난 30년간 형성된 동북 3성(지린, 랴오닝, 헤이룽장) 접경 지역의 산업 생태계가 바탕이 되고 있다는 것이다.
25일 데일리NK 대북 소식통에 따르면, 북한에 외부 콘텐츠가 처음 유입된 시점은 김일성 집권 당시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 당시에도 소수의 엘리트나 밀무역 관계자를 통해 외부 콘텐츠가 제한적으로 유통됐다.
하지만 1990년대 중후반 식량난과 사회체제 이완, 대량 탈북 사태 등으로 국경 통제력이 느슨해지면서 북한 주민 사회 전반으로 외부 콘텐츠가 급속히 침투되기 시작한다. 특히 북한 국경지대에서 영상물, 출판물, 오디오 콘텐츠 등 한국과 외부 세계의 정보가 중국을 경유해 확산했다.
1990년대 후반부터 2000년대 초반, 한국 드라마와 예능 프로그램은 북한 주민들 사이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는데, 중국에서 이를 불법 복제한 뒤 SD카드, CD, USB에 저장해 북한에 유입한 밀수업자나 화교 네트워크가 이에 한몫했다.
북한 당국의 입장에서 이런 외부 콘텐츠는 다른 밀수품보다 훨씬 위험한 ‘사상 침투 도구’였다. 그러나 밀수업자들 입장에서는 부피가 작고, 운반·은닉이 쉽고, 현금화 속도가 빠르고, 시장성이 매우 높은 상품이었다.
이런 흐름에 발맞춰 중국의 전자기기 제조사들은 노트텔, MP4·MP5 플레이어, SD카드 기반 재생기기를 대량 생산했고, 북한 젊은 층 사이에서 이런 기기들은 ‘없으면 안 되는 필수품’으로 자리 잡았다.
중국 내에서는MP4·MP5 플레이어가 스마트폰 확산과 함께 산업적으로 쇠퇴했지만, 북한에서는 여전히 높은 수요가 유지됐다. 특히 동북 3성 국경 지역에서는 북한 주민을 대상으로 한 이 시장이 ‘틈새 산업’으로 살아남았고, 일부 공장과 유통망은 지금까지도 유지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지방 정부가 구상하고 있는 콘텐츠 유입 전략은 바로 이러한 배경에 기인하고 있다. 이미 시장과 유통 경로가 형성돼 있고 목표 고객도 뚜렷하니 중국은 이를 ‘정치적 전략’으로 전환시킨 것이다.
소식통은 “중국의 문화 공세는 즉흥적인 게 아니라 과거부터 이어져 온 밀수·복제·유통의 경로와 기술, (북한) 주민들의 수용 경향, 그리고 국경 지역 산업의 흐름이 함께 빚어낸 ‘예열된 무대’ 위에서 본격적으로 시작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조중(북중) 교역망은 단순한 상업 경로가 아닌 문화 전달 통로로 활용될 가능성이 일찍부터 주목 받았다”면서 “중국에 나온 조선 무역업자, 파견 근로자, 유학생, 대사관 관계자들을 통한 유입 경로도 생기면서 중국은 이를 전략적으로 활용 중”이라고 덧붙였다.
현재 중국은 ‘북한 내부에 친중 정서 주입’을 우선적인 목적으로 두고 있다고 한다.
소식통은 “중국은 미국의 대조선(북한) 정보 유입 전략의 포기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는 지금 시점에 이전부터 탄탄하게 구축된 조건을 활용해서 친중 정서를 심어 중화문화를 확산할 생각을 하고 있다”면서 “이는 문화가 개인의 정체성을 흔들 수 있는 무형의 자산이라는 인식에서 비롯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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