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의주 압록강 유람선 정기 운행…중국 쪽 가까이에도 접근

요금만 내면 누구나 탑승 가능하고 행동 제약도 크게 없어…주민들 "예전과는 확연히 달라졌다”

노동절인 1일 북한 평안북도 신의주시 압록강에서 운행된 유람선에 탑승한 북한 주민들. 중국 랴오닝성 단둥시 일대를 바라보며 손을 흔들기도 하고 휴대전화로 사진을 찍기도 하는 모습이 보인다. /사진=데일리NK

북한 당국이 국내 관광 활성화에 박차를 가하는 가운데, 평안북도 신의주시 압록강에서 유람선이 정기적으로 운행되며 주민들 사이에 큰 인기를 끌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10일 데일리NK 평안북도 소식통에 따르면 김일성 생일(4월 15일 태양절) 계기에 운행됐던 신의주시 압록강 일대 유람선이 최근까지도 꾸준히 운행되고 있고, 이를 타본 주민들 사이에서 “예전과는 확연히 달라졌다”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과거에는 이벤트성으로 유람선이 운행돼 특정 인원들만 탈 수 있는 경우가 많았고, 그렇지 않다고 하더라도 유람선을 타려면 복잡한 절차를 거쳐야 하거나 탑승 시 지켜야 할 규칙 때문에 행동에도 제약이 컸다.

그러나 지금은 공민증(신분증)만 제시하고 북한 돈 2만 원만 내면 누구나 유람선에 탑승할 수 있어 인기 관광상품으로 각광받고 있다고 한다.

유람선 한번 타는데 2만 원이라는 돈을 쓰는 것은 여전히 북한 주민들에게 부담스럽고 사치스러운 일로 여겨지지만, 그럼에도 5·1절(근로자의 날)과 같은 공휴일에는 유람선을 타려고 몰려든 주민들로 매표소 앞에 긴 대기 줄이 생기기도 했다는 전언이다.

소식통은 “별도의 단속 통제 지시만 떨어지지 않는다면 앞으로도 계속 정기적으로 유람선이 운행될 수 있을 것”이라며 “주민들도 좋아하고 상업적으로도 이윤이 남는 누이 좋고 매부 좋은 관광상품”이라고 평했다.

특히 주목할 만한 점은 유람선이 중국 랴오닝성 단둥시 쪽 압록강변 가까이에 접근하기도 한다는 점이다.

예전에는 기껏해야 강 중간까지만 가고 중국 쪽에서 멀찌감치 떨어져서 운행됐으나 요즘에는 중국인들이나 건물이 훤히 보일 정도로 중국 쪽에 가까이 붙어 운행되기도 해 주민들 사이에서 “정말 신기하다”는 말들이 나오고 있다는 게 소식통의 이야기다.

아울러 유람선은 위화도와 신의주시 상·하단리 일대도 훑고 지나가는데, 이곳에는 지난해 수해 복구 건설로 고층 건물들이 새로 들어서 있다. 북한 당국이 나름의 자부심으로 번듯하게 일떠선 새 건물들을 주민들에게 의도적으로 노출해 선전하려는 목적이 깔린 것으로 분석된다.

또 눈여겨볼 점은 유람선을 타는 주민들의 행동에 큰 제약이 없다는 것이다.

소식통은 “예전엔 단둥의 화려한 모습을 애써 외면하고 부러워하는 마음도 감춰야 했으며 사진 촬영 같은 것은 생각도 못 했다. 그런데 지금은 웃고 떠들고 신기해하고 감탄하기도 하면서 중국 사람들의 손짓에도 자연스럽게 호응할 수 있다”며 달라진 분위기를 전했다.

그러면서 그는 “이런 자그마한 변화를 통해 이제 좀 더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관광을 즐길 수 있게 됐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고 그런 것에 설렘을 느끼기도 한다”며 “머지않은 미래에 우리도 자유롭게 국내를 여행할 수 있게 되는 날이 오면 좋겠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