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대군 앞바다에 배 타고 나간 주민들, 탈북 시도로 붙잡혀

의심 신고 받고 움직임 지켜보다 해상 경비정 보내 나포…경제난이 직접적인 원인으로 파악돼

북한 강원도 원산 앞바다에서 주민들이 어업활동을 벌이고 있는 모습. /사진=데일리NK

함경북도 남해안에 위치한 화대군에서 소형 목선을 타고 바다에 나간 주민 4명이 탈북 시도로 해상 경비정에 의해 나포돼 보위기관에 넘겨진 것으로 전해졌다.

함경북도 소식통은 8일 데일리NK에 “지난달 말 화대군 인근 해상을 항해하던 한 소형 목선이 불시에 나타난 해상 경비정에 사로잡히고, 그 배에 타고 있던 주민 4명이 즉시 도 보위국으로 인계되는 일이 있었다”며 “이들이 월남 시도를 한 것으로 인정됐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4명의 주민이 바다로 나가기 전부터 이미 군(郡) 보위부 의심 신고가 접수돼 사전에 이들의 움직임이 시시각각 감시되고 있었으며, 보위부는 이들이 찍소리도 하지 못하게 현장을 잡기로 하고 기다리고 있다가 해상 경비정을 급파했다.

주민 4명은 타고 있던 목선에 예상치 못한 결함이 발생하면서 빠르게 도망치지 못해 결국 아무런 저항도, 변명도 하지 못한 채 꼼짝없이 붙잡혔다는 전언이다.

체포된 주민 4명 중 3명은 한 가족이고 나머지 1명은 가족관계에 있지 않은 선장으로, 그는 수산사업소에 적을 두고 바닷일을 해온 경험이 있어 일가족과 함께 해상 탈북을 시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소식통은 “도 보위국은 현재 이들 4명을 각각 갈라놓고 조사 중”이라며 “배후에서 조직적으로 월남 시도를 조종한 인물이 있는지, 다시 말해 외국과 연결돼 있는지를 중점적으로 추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일단 현재로서 이들의 탈북 원인은 심각한 경제난으로 파악되고 있다.

특히 이들은 보위국 조사에서 한결같이 먹고살기가 힘든데 사회적 동원이 너무 많아 돈 벌 시간도 없고 앞으로 어떻게 살아갈지 미래가 보이지 않았다고 밝혔다고 한다. 또 이들 중 1명은 조직으로부터 돌격대 탄원을 강요받아 고민 끝에 탈북을 결심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을 조사한 도 보위국 보위원들은 “너희만 힘드냐? 지금 잘사는 집이 어디 있느냐? 모두 힘들어도 버티고 있다”고 나무라면서도 현재 북한의 열악한 경제적 상황을 사실상 인정하기도 했다고 한다.

소식통은 “이 사건은 중앙에까지 보고됐고, 붙잡힌 이들은 월남 시도 행위로 관리소(정치범수용소)에 가게 될 것으로 알려졌다”며 “이 사건을 계기로 해안가 감시를 강화할 데 대한 지시가 내려졌으며 고기잡이배들에 대한 점검 지시도 내려졌다”고 전했다.

한편 이번 사건과 관련해 북한 보위 당국은 “한국에 가려다 잡혔다는 사건을 말하는 자체가 반국가 여론을 환기시키는 위험한 행위”라며 외부에 말이 나가지 못하도록 입단속할 것을 주문했으나 이미 사건에 관한 소문은 화대군 일대 수산사업소들을 통해 주민들에게도 다 퍼진 상태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