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전자결제 이용 실태 조사 나서…수도권과 지방 간 격차

당 경제부 지시로 중앙은행 주관 전국 은행별 보고서 집계…지방에서는 여전히 현금결제 위주

북한 조선 중앙은행
북한 조선중앙은행. /사진=북한선전매체 ‘서광’ 홈페이지 캡처

북한 당국이 최근 올해 1분기 전국적인 전자결제 이용 실태 조사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그 결과 수도권을 중심으로는 전자결제 수요가 증가한 반면, 지방은 여전히 현금결제 중심의 상거래 관행이 뿌리 깊게 자리잡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데일리NK 북한 내부 소식통은 17일 “중앙당 경제부가 이달 초 내각을 통해 (조선)중앙은행에 지시를 내려 전국적인 전자결제와 외환 거래 조사를 진행했다”며 “조사는 지난 11일 마무리됐으며, 현재는 전국 13개 도(직할시) 은행들이 1분기 정형을 집계한 보고서를 기반으로 총화(결과 분석)에 들어간 상태”라고 전했다.

이번 조사는 주민들의 결제 방식 변화를 살펴보기 위한 것으로, ▲결제 형태 ▲전자결제 사용률 ▲연령대별 선호 ▲외화 종류별 이용 경향 등이 조사 항목에 포함됐다고 한다.

조사에 따르면 평양과 남포시 등 수도권 도시들에서는 바코드와 QR코드를 기반으로 한 휴대전화 전자결제 앱 사용률이 전년보다 약 10%p 증가했다. 실제로 평양 시내 일부 상점에서는 “현금 없이 손전화(휴대전화)만 있으면 된다”는 안내문이 붙어 있을 정도로 전자결제가 비교적 잘 자리 잡아가고 있다는 평가다.

전자결제가 가장 활발한 지역은 평양, 나선, 신의주, 개성 순으로 나타났는데, 해당 지역 주민의 약 23%는 “전자결제가 더 편리하다”고 응답한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20~30대 젊은 층에서 ‘손전화 결제’가 빠르게 보편화되고 있는 것으로 보고됐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그런가 하면 강원도, 자강도, 함경도의 일부 외딴 지역에서는 국영상점들에서 전자결제 체계가 거의 작동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관련해서는 기술과 설비, 전기 부족은 물론 장기간 형성된 ‘현금 보유’ 관습이 주요 원인으로 지목됐다는 전언이다.

외화 사용 양상은 지역별로 차이를 보였는데, 특히 남포·사리원·나선시에서 위안화 사용률이 전년 동기보다 약 12%p 상승한 것으로 조사됐다. 소식통은 이를 “중국과의 교역 재개와 민간 물류 증가의 영향”으로 해석했다.

반면 평양에서는 달러가 여전히 가장 많이 사용하는 외화로 꼽혔고, 유로·위안·엔화가 그 뒤를 이었다. 특히 올해 들어 위안화보다 엔화 사용률이 소폭 증가한 점이 보고서에 명시됐다고 한다.

당 경제부는 이 같은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전자결제 체계 통일적 관리 ▲외화 이용 실적 총화 ▲주민 소비 정형 분석 기능 확대 등을 하반기 과제로 제시하고, 오는 9월 2차 실태 조사에도 나서겠다는 방침으로 전해졌다.

소식통은 “지방 은행의 한 일꾼은 ‘지방 사람들은 아직 준비가 안 됐는데 평양 기준으로 따라오라 하니 솔직히 힘들다. 카드에 넣어 전자결제 하라 한다고 누가 쓰겠느냐. 아무래도 농촌과 산골은 시간이 더 걸릴 수밖에 없는 것인데 9월이라고 달라지겠느냐’고 답답함을 토로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한편, 양강도와 평안북도의 일부 은행은 이번 조사에서 수치를 의도적으로 누락하거나 축소한 것으로 드러나 중앙은행이 관련 간부들에 경고를 내리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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