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북한에서 스마트폰 사용이 증가함에 따라 등록된 애플리케이션(앱) 수가 1000개를 넘었으며, 이를 개발하는 기업도 100개 이상인 것으로 파악됐다.
본보는 2023년에 출시된 북한의 전자상거래 및 음식 배달 지원 스마트폰 앱 ‘나의길동무 6.0’을 입수했다.
앱 도움말에는 “나의길동무 6.0은 지능형손전화기(스마트폰)와 판형콤퓨터(태블릿PC)들을 이용하여 기업소개, 상품주문, 봉사소개를 비롯한 각종 형태의 경제정보봉사를 받을 수 있고 프로그램과 오락을 비롯한 각종 형태의 소프트웨어 제품들을 구입할 수 있는 통합정보봉사체계”라고 돼 있다.
앱에서 판매되는 소프트웨어 제품은 프로그램·오락·통합봉사 등 세 가지 카테고리로 나뉘며, 개수는 각각 254개, 532개, 732개다. 해당 앱이 2023년 기준으로 업데이트가 되지 않아 최신 앱에는 더 많은 소프트웨어 제품이 있을 가능성이 있다.

눈에 띄는 앱은 인공지능을 기반으로 한 다국어입력프로그램 ‘애착 1.0’이다. 이 앱의 주요 기능은 ‘우리 식이 아닌 글 교정’으로, “조선어 입력과정에 실시간적인 조선어 규범처리를 진행하여 평양 문화어의 요구대로 통보문을 작성할 수 있다”고 돼 있다.
유사한 기능을 가진 앱으로는 ‘삼흥통보문 1.0’이 있는데, 이 앱 역시 남한식 말투나 비규범어를 평양문화어로 자동 교정한다. 또 ‘삼흥입력기 1.1’ 앱도 같은 기능을 가지고 있다.(▶관련 기사 바로보기: 북한 스마트폰 메시지 앱에 한국식 표현 ‘오빠’ 입력해보니…)
‘이동통신사용자식별번호’ 앱도 눈길을 끈다. 해당 앱에 대해서는 “손전화(휴대전화)에 대응하는 식별변호를 발급해 주는 프로그램으로 전자지불 프로그램들에서 필요한 부분 프로그램”이라고 설명돼 있다.
한편, 나의길동무 6.0 앱에는 ‘릉라도정보기술사’, ‘수림새기술교류사’, ‘첨담과학연구원 정보기술연구소’, ‘창명정보기술교류사’, ‘지우경제기술개발소’, ‘빛발정보기술교류소’ 등 100여 개의 소프트웨어 개발 관련 기업소가 등록돼 있다.

이밖에 나의길동무 6.0 앱에서는 소프트웨어뿐만 아니라 실제 물건도 구입할 수 있다. 실제 나의길동무 6.0 상품전시장에는 4748개의 상품이 있으며, 카테고리는 컴퓨터·TV·화장품·건재·의약품·자동차 등 15개다.
여기서 컴퓨터는 또 휴대형, 판형, 탁상형 컴퓨터로 분류되며 Dell, HP, Lenovo, Asus의 제품들이 판매되고 있다. 등록된 제품 중 가장 비싼 컴퓨터는 Asus의 제품으로 18만 7000원(외화원)이다. 1달러는 약 110외화원으로 평가돼 있는데, 이를 볼 때 노트북의 가격은 약 1700달러이다. 해당 제품은 15.6인치 화면에 RAM 32GB, SSD 1TB, RTX 3060(6GB)의 성능을 가졌다.
앱에 등록된 제품 중 가장 비싼 TV는 ‘만물상’ 브랜드로 가격은 7만 7000외화원(약 700달러)에 이른다.
또 세탁기는 ‘마이디어’(Midea) 브랜드 제품이 17만 3030 외화원(약 1573달러)으로 가장 고가였다. ‘마이디어’는 중국의 가전제품 제조사 이름과 동일하지만 북한 앱에 표시된 세부 모델명은 실제 중국 마이디어 공식 웹사이트에서 확인되지 않았다.
자동차는 뻐꾸기-1433, 휘파람-1421, 휘파람-2024, 준마-1525 등이 있으나 자세한 가격정보는 나와 있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