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5 계기 특별경비 선포…”명절은 그저 또 하나의 고된 시기”

인민반 경비 강화에 주민들만 더 피곤…13일부터는 국가 밀수도 중단돼 밀무역 업자들 손해 막심

양강도 혜산시에 있는 김일성·김정일 동상. /사진=조선중앙통신 홈페이지 화면캡처

북한이 김일성 생일을 맞아 14일부터 16일까지 사흘간 특별경비를 선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더불어 국가 차원에서 진행되던 국가 밀수도 일시 중단됐다는 전언이다.

16일 데일리NK 양강도 소식통에 따르면 북한은 지난 14일부터 오늘(16일)까지 사흘간을 태양절 특별경비기간으로 지정했다. 이에 따라 인민반 자위 경비를 포함해 주민 이동과 외부인 출입 통제도 한층 강화됐다.

북한 당국은 최대 명절로 꼽히는 김일성·김정일 생일 기념일에 각종 사건·사고가 발생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특별경비를 선포하고 전국적으로 평소보다 한층 높은 수준의 경계 태세를 주문하곤 한다.

현재 혜산시에서는 인민반 주민들이 조를 이뤄 낮과 밤 교대로 경비를 서고 있으며, 주택가와 주요 도로를 순찰하는 안전부 인력도 눈에 띄게 증가한 상태다.

소식통은 “인민반 자위 경비조가 형식적으로 경비를 서다 순찰 중인 안전원들에게 적발되면 해당 인민반 전체가 불이익을 당하게 될 수 있다”며 “그러다 보니 눈까지 내릴 정도로 날씨가 추워진 상황에서 다들 경비를 서느라 고생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 때문인지 주민들 속에서는 ‘명절이 다가와도 전혀 반갑지 않다’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소식통은 “예전과 달리 지금은 명절이라고 떡이나 고깃국을 끓여 먹는 가정도 드물고 갈수록 분위기만 스산해진다”며 “가뜩이나 먹고살기도 힘든데 경비 강화니 검열이니 하면서 주민들을 닦달하니 누가 명절을 반기겠느냐”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이제 주민들에게 명절은 그저 또 하나의 고된 시기로 여겨지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런 가운데 혜산시 국경 지역에서는 앞서 13일부터 국가 주도로 진행되는 국가 밀수도 일시 중단된 것으로 전해졌다.

소식통은 “4·15 계기에 국가 밀수까지 중단시킨 것은 중국을 통해 반입되는 물자 가운데 불순물이 유입되는 것을 사전에 차단하고, 동시에 밀무역 업자들이 4·15 관련 행사에 빠짐없이 참여하도록 하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국가 밀수는 16일까지 중단되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밀무역 업자들은 나흘간 국가 밀수가 중단된 데 따른 경제적 손실이 적지 않아 답답함을 토로하고 있다는 게 소식통의 이야기다.

소식통은 “밀무역 업자들은 한번에 큰 금액이 오가는 장사를 하기 때문에 모자라는 금액은 돈을 빌려 충당한다”며 “지금처럼 국가 밀수가 중단되면 수익은커녕 이자만 계속 불어나니 몸은 행사장에 앉아 있어도 마음은 불안하고 초조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