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북한이 4월 15일 김일성 생일을 앞두고 어린이들에게 공급할 당과류 선물 생산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가운데 주민들 사이에서는 “체제가 자랑하는 식료공장이 선물용 과자를 만드는 데만 쓰인다”는 불만이 제기되고 있다.
11일 데일리NK 평안북도 소식통에 따르면 구성시 당위원회는 지난 5일 ‘지방발전 20×10 정책’에 따라 지난 1월 말 준공된 구성시의 식료공장에 “오는 10일까지 무조건 선물 당과류 생산을 마무리하라”는 지시를 내렸다.
지난 2월 16일 김정일 생일에 이어 이번에도 당과류 선물 생산이 이 식료공장의 핵심 과제로 설정된 것인데, 이는 “당의 한없는 인민 사랑”을 선전하기 위한 수단으로 활용되고 있다.
하지만 주민들의 반응은 싸늘하다고 한다. 지역 주민들의 식생활 개선을 위한 기초식품 생산은 오히려 뒷전으로 밀리고 있어서다.
소식통은 “된장, 간장, 기름 같은 기초식품을 만들던 공정에는 전기 공급이 끊겼다”며 “공장을 새로 지어도 지역 주민들의 삶은 나아진 게 없으니, 어느 누가 새로 건설된 지방공업공장 덕분에 생활이 윤택해졌다고 하겠느냐”고 말했다.
이어 소식통은 “과자·사탕 생산의 경우에도 밀가루와 물엿 등 원료가 충분하지 않아 원료가 들어올 때마다 공장 노동자들이 24시간 교대 근무에 내몰리고 밤샘 작업을 진행하는 형편”이라며 “전기 공급이 불규칙해 전기가 들어올 때를 기다리는 일도 빈번하다”고 했다.
이뿐만 아니라 유치원들에서 당과류 선물을 수령하는 것도 모두 ‘자력갱생’ 방식으로 이뤄지고 있다는 전언이다.
소식통은 “선물공급 시기마다 유치원들에서는 부모들로부터 선물을 운반할 수 있는 운송수단과 연유(燃油)를 해결하고 있다”며 “아무것도 모르는 아이들은 선물을 받아 좋아하겠지만 준비 과정은 완전히 전국 동원 수준”이라고 전했다.
선물 생산과 공급에 주민 전체가 과잉 동원되는 구조라는 지적이다.
북한 당국은 명절 등 계기 때마다 ‘선물 정치’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지만, 주민들은 선물 생산과 공급에 들어간 자신들의 수고가 ‘당의 은정’으로 포장되는 것에 불만을 품는 분위기라는 게 소식통의 말이다.
소식통은 “지금은 돈만 있으면 장마당에서 더 맛있는 과자나 사탕을 살 수 있다”며 “지역 주민들을 죄다 동원해 만들고 공급한 선물에 감동하고 감격해할 것을 강요하는 분위기가 오히려 주민들을 피곤하고 불편하게 만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무엇보다 최근에 건설된 식료공장조차 지역 주민들의 식생활 개선보다는 체제 선전을 위한 ‘상징적 시설’로만 활용되고 있다는 점에서 주민들의 체제 불신과 냉소는 더욱 깊어지고 있다”며 “선물 생산이 끝나도 된장과 간장은 여전히 부족하고 주민 식탁에 변화는 보이지 않기 때문”이라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