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해남도, 미배치 졸업생 무보수 농촌 동원 방침 밝혀

6월 초까지 약 두 달간 농촌서 일하게…고급중학교·대학 미배치 졸업생들 강압적 지시에 불만

황해남도 안악군 일대 논의 모습. /사진=노동신문·뉴스1

황해남도 인민위원회가 도내의 미배치 졸업생, 무직자들을 무보수로 농촌에 동원할 데 대한 지시를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데일리NK 황해남도 소식통은 9일 “도 인민위원회가 지난달 말 미배치 중인 모든 고급중학교·대학 졸업생들과 배치된 곳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며 꼼수를 부리고 출근하지 않는 무직자들, 소속 조직과 직장이 없는 건달들을 장악해 농촌에 동원시키라는 지시를 시·군 인민위원회 노동과들에 내렸다”고 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북한의 주요 곡창지대인 황해남도의 농촌들에서는 해마다 인력 부족 문제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농업 기계화율이 낮아 농번기에는 특히 인력 동원이 불가피한데, 이에 도 인민위원회가 최대한의 인력을 확보하기 위해 이 같은 지시를 내린 것으로 보인다는 게 소식통의 말이다.

실제로 시·군 인민위원회는 도 인민위원회의 지시를 동·인민반들에 내려 해당하는 대상자들을 모조리 장악하도록 했으며, 이들로 구성된 별도의 조직체를 만들어 이동 가능 거리에 있는 농촌들에 6월 초까지 약 두 달간 무리로 동원시킬 것을 주문했다.

그러면서 해당 대상자들이 무보수 농촌 동원에 제대로 참가하지도 않고 직장에도 나가지 않는 경우 법기관과 협조해 노동단련대 처벌까지 고려할 수 있다는 도 인민위원회의 강경한 메시지까지 전달했다는 전언이다.

이번 지시에 따라 장악된 미배치자, 무직자 등은 거주지와 가까운 인근의 농장들에서 무보수로 모뜨기 및 모내기 작업에 투입될 것으로 보인다.

시·군 인민위원회들은 인민반을 통해 2차 회람까지 돌리며 도 인민위원회의 방침을 재차 강조했고, 이에 인민반장들도 책임감을 가지고 해당 대상자가 있는 세대에 지시 내용을 거듭 알리며 경고했다고 한다.

소식통은 “상황이 이렇다 보니 대상자가 있는 세대들은 인민반장의 눈치를 보는 형편에 이르렀다”며 “이런 가운데 고급중학교, 대학 미배치 졸업생들은 이번 지시에 가장 불만을 드러내고 있다”고 말했다. 

이들은 마구잡이로 무리 배치를 내린 인민위원회 노동과에 가뜩이나 불만을 품고 있는데, 여기에 무보수 농촌 동원이라는 강압적인 지시까지 내려지자 더욱 분개하고 있다는 전언이다. 

소식통은 “미배치자들은 ‘개인의 희망이나 소질, 능력은 고려하지 않고 무리 배치하는 것에 화가 난다’, ‘힘 있는 간부 집 자식들은 무리 배치에서 빠지고 힘없는 집 자식들만 무리 배치 대상이 돼 희망하는 곳에도 못 가고 결국에는 무보수 농촌 동원에까지 걸려들었다’며 비난하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며 “다만 이를 겉으로 드러내지는 못하고 속으로만 끙끙대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일부 미배치자들은 농촌 동원만은 피하려고 가능한 빨리 직장을 구하려고 이리저리 동분서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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