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함경북도 김책시 당위원회가 사범대학이나 교원대학을 졸업해 교원으로 배치된 뒤 교직 생활에 충실히 임하지 않고 있는 미혼 남녀 교원들에 대한 전수조사를 지시하고 나섰다. 시당은 이들을 험지 분교에 강제 배치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함경북도 소식통은 7일 데일리NK에 “김책시당은 사범대학, 교원대학을 졸업하고도 교원으로 일하지 않거나 교원으로 일을 하고 있어도 성실하지 않은 미혼 남녀들을 장악해 강제 배치를 준비하고 있다”고 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시당은 지난 1일 새 학기 시작을 기점으로 고급중학교(고등학교) 이하 전 학교들에 ‘배치된 미혼 남녀 교원 중 수업을 정상적으로 하지 않거나, 결근을 일삼는 대상들을 전부 조사해 명단을 제출하라’는 지시를 내렸다.
시당은 건강상의 문제를 이유로 자주 수업에 빠지거나 결혼 예정이라는 이유로 사직서를 내고 결혼은 하지도 않은 채 아예 다른 일에 종사하는 미혼 남녀들을 콕 집어 “도덕성과 사회적 책임감이 결여된 자이자 교원 혁명가로서의 자격을 미달한 자”라며 “단순한 개인 사정에 따른 문제가 아닌 순수 개인 이기주의적 행위”라고 지적했다.
시당은 그러면서 탄광, 광산, 농촌의 분교들에 교원이 부족한 만큼 해당 대상들을 면밀히 조사한 후 그곳들에 강제 배치하겠다는 방침을 내세웠다.
소식통은 “시당은 이 같은 방침을 알리고 각 학교에 4월 첫 주를 자발적인 지원 기간으로 정해 외지 배치에 나서려는 미혼 교원들이 있으면 신청하게 하라고 했다”며 “그 이후에는 당에서 직접 개입해 본격적인 행동(강제 배치)에 들어갈 것이라고 밝혔다”고 전했다.
시당은 지적받을 만한 행위를 한 미혼 남녀 교원들이 강제 배치와 관련한 사전 면담에 3회 이상 불응할 경우 사범대학 및 교원대학 졸업 자격을 박탈할 수 있으며, 이들이 속해 있는 당 세포나 청년동맹 등 정치조직까지 문제시할 수 있다고 압박하고 나선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에 시당이 미혼인 교원들만을 대상으로 삼은 것은 이미 결혼해 가정이 있는 기혼 교원들보다 타지 강제 배치가 수월하기 때문으로 보인다.
소식통은 “시당이 이러한 방침을 내세우고 나선 것은 탄광, 광산, 농촌에 교원이 부족한 것도 있지만 사범대학과 교원대학을 졸업한 청년들이 경제적 이윤을 추구하면서 교직에서 이탈하고 장사 등으로 전향하는 현상에 대응하고자 한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 교원 중에는 적은 월급에 시달리다 학교를 그만두고 장사나 사업 등에 뛰어드는 경우가 적지 않은데, 바로 이런 문제의 심각성을 지적하고 나선 것이라는 얘기다.
무엇보다 갓 교원이 된 청년들이 짧은 교직 생활에서 허탈감을 느끼고 교원직을 내려놓는 사례가 반복되자 ‘교원 이탈’을 사회적인 문제로 보고 사실상 탈출구를 봉쇄하려 이 같은 방침을 내놓은 것으로 보인다는 게 소식통의 말이다.
이런 가운데 현재 각 학교는 시당의 지시에 따라 해당하는 미혼 교원들을 추려내 명단을 작성하는 작업을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