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중국에서 한국행을 시도하다 공안에 체포됐던 20대 탈북민 여성 A씨가 두 달간의 구금 끝에 석방된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불법체류자로서 겪는 불안한 삶에서 벗어나고자 한국행을 감행했지만 결국 실패하면서 더 극심한 감시에 놓이게 됐다.
7일 데일리NK 중국 현지 소식통은 “지난 1월 말 한국으로 가기 위해 나섰다가 공안에 체포됐던 A씨가 구금된 지 두 달여 만에 풀려났다”고 전했다.
그는 중국인 남편의 적극적인 구제 노력으로 석방될 수 있었다는 전언이다.
중국인 남편이 데려가겠다는 의사를 표하지 않으면 사실상 강제북송될 수밖에 없는 처지에 놓이게 되는 것이었으나 중국인 남편이 “자식이 엄마 없이 사는 게 불쌍하다”며 공안에 A씨를 데려가겠다고 밝히고 벌금도 기꺼이 내면서 석방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랴오닝(遼寧)성 선양(瀋陽)시의 한 농촌 마을에서 중국인 남성과 살고 있던 A씨는 중국에 있는 다른 탈북민 여성들과 마찬가지로 신분이 없다는 것에 불안감을 느끼며 제대로 먹지도 못할 정도로 극도의 심리적 고통에 시달려 왔다고 한다.
A씨는 중국인 남편에게 한국으로 가서 신분을 얻고 다시 돌아오겠다고 했지만, 남편은 그의 한국행을 허락하지 않았다. 이 마을에서 2년 전 신분을 얻겠다며 한국으로 간 탈북민 여성이 중국인 남편과 연락을 끊는 일이 있었기 때문에 A씨의 남편은 자칫 아내를 잃을 수 있다고 우려한 것이었다.
결국 A씨는 남편 모르게 지난 1월 한국행을 시도했다. 하지만 거주 지역을 크게 벗어나지도 못한 상황에서 중국 공안에 체포됐다.
공안에 체포된 A씨는 중국인 남편이 말도 없이 몰래 집을 나온 자신을 받아주지 않을 것이라 생각해 구금된 상황에서 강제북송에 대한 극심한 두려움을 느꼈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석방 당시 A씨는 눈에 띄게 야윈 모습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소식통은 “그는 원래도 몸이 약한 편이었는데, 풀려날 때 뼈에 가죽만 씌워놓은 것 같은 모습이었다”고 전했다.
A씨는 일단 중국인 남편의 도움으로 강제북송될 위기는 넘겼지만, 한국행을 시도한 사실이 확인됐기 때문에 더 촘촘한 감시에 놓이게 됐다.
소식통은 “이번 일로 인해 A씨는 이전보다 훨씬 더 강화된 공안의 감시와 관리를 받게 될 것”이라며 “중국에서 한국행을 시도하다가 한 번 공안에 체포되면 풀려났다 하더라도 그 이후로는 일거수일투족이 감시되기 때문에 석방이 끝이 아니라 더 불안한 삶의 시작”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