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중 北 무역일꾼들, 북한산 물품 수출 판매에 ‘안간힘’

제품 적극 홍보하고 대방에 도와달라 호소…맥주나 비누는 비교적 비싼데 찾는 사람 있을 정도

중국 랴오닝성 단둥의 한 상점에서 판매되고 있는 북한산 음료수 ‘강냉이향 탄산단물’. 이 제품은 라선영선종합가공공장에서 생산됐다. /사진=데일리NK

북한 무역일꾼들이 자국에서 생산된 공산품과 식료품 수출에 열을 올리고 있다. 실제로 중국 상점들에 북한산 물품이 입고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7일 데일리NK 중국 대북 소식통에 따르면 재중 북한 무역일꾼들은 최근 북한에서 생산된 린스, 비누와 같은 공산품과 간장, 음료수, 맥주 등 식료품 판로 찾기에 혈안이 돼 있다.

북한 무역일꾼들은 “첨가제가 적고, 맑은 물로 만들어 깨끗하다”라는 등 북한산 물품 홍보에 적극 나서는가 하면 중국 대방(무역업자)들에게 “물건을 좀 팔 수 있게 도와달라”고 호소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만큼 북한 무역일꾼들이 북한산 물품 수출 판매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는 얘기다.

내수 시장만으로는 이윤을 남기기 어렵다는 판단에 따라 해외 시장을 타깃으로 북한산 물품 판매 확대를 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실제 북한 무역일꾼들이 대거 활동하고 있는 중국 랴오닝(遼寧)성과 지린(吉林)성 일부 지역의 상점들에서는 현재 북한산 물품들이 판매되고 있다.

본보는 랴오닝성 단둥(丹東)의 한 상점에서 판매되고 있는 린스, 간장, 음료수 등 북한산 물품을 카메라로 포착했다.

중국 랴오닝성 단둥의 한 상점에서 판매되고 있는 북한산 물품들. /사진=데일리NK

금강산합작회사에서 생산된 ‘금강산 린스’와 대동강식품공장에서 생산된 ‘평양 발효간장’, 라선령선종합가공공장에서 생산된 ‘강냉이향 탄산단물’을 비롯해 평양식 락랑구역 남사리에서 생산된 500ml짜리 홍차도 중국 상점 매대에 올라와 있었다.

평양 발효간장의 경우 뒷면 상세 설명에 생산 날짜와 보관기일 등이 표기돼 있는데, 2024년 12월 16일에 생산된 것으로 돼 있고 보관기일은 6개월 이어서 유통기한이 얼마 남지 않은 상태로 확인됐다.

이밖에 북한에서 생산된 모든 물품에는 국규(국가규격) 번호도 표기돼 있다. 금강산 린스의 국규번호는 13221:2021, 평양 발표간장은 12755:2019, 강냉이 탄산단물은 5640:2014(1종)이다. 북한 당국은 자국에서 생산되는 모든 물품을 규격화하고 국규 번호를 부여해 관리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중국 랴오닝성 단둥의 한 상점에서 판매되고 있는 ‘평양 발효간장’ 제품 뒷면. /사진=데일리NK

한편, 중국 상점에서 판매되는 500ml 음료수의 가격은 5위안(한화 약 1000원)가량으로 중국산 음료와 비교할 때 가격 차이가 크지 않았다.

다만 대동강 맥주 같은 북한산 맥주는 중국 상점에서 한 병에 약 20위안에 팔리고 있어, 저렴한 중국산 맥주가 10위안 이하인 것과 비교하면 비싼 편에 속했다. 또 북한산 비누는 인공 화학 물질이 들어가지 않은 천연비누로 알려져 6~7위안 하는 중국산비누보다 배로 비싼 15위안에 판매되고 있었다.

소식통은 “기본적으로 북한산 물품을 사는 사람이 많지는 않으나 맥주나 비누는 찾는 사람이 있을 정도로 꽤 인기 있는 편”이라며 “중국에서 팔아야 돈을 벌 수 있다면서 물건 팔아 달라는 북한 무역일꾼들이 많아지고 있어 앞으로 중국 상점들에 더 많은 북한산 물품이 들어올 것 같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