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병 독립분대 배치시켜 줄게”…뇌물 장사판 된 봄 초모

"초모 기간은 1년 치 수입을 벌어들이는 황금기"라며 부정부패 일삼는 대열보충국 간부들

학생들 입대 탄원 연일 보도하는 北…대남 적개심 고취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3월 21일 “개성시안의 고급중학교 졸업반 학생들이 미제와 대한민국 군부 깡패들에 대한 분노를 안고 조선인민군입대를 열렬히 탄원하고 나섰다”고 보도했다. /사진=노동신문·뉴스1

올해 북한군 봄 초모 과정에 특수 병과 배치를 둘러싼 뇌물 수수와 부정부패가 예년보다 더 심각하게 벌어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올해는 정보기술(IT) 병력 강화 차원에서 일부 기계화 사단에 새로 확대된 정보병 독립분대 TO가 국방성 대열보충국 간부들의 ‘장사판’에 올랐다는 전언이다.

데일리NK 북한 내부 군 소식통은 4일 “국방성 대열보충국 몇몇 간부들이 1일부터 보름간만 진행되는 개별 임무 초모생 모집 기간에 맞춰 돈 있고 힘 있는 부모들에게 ‘이번에 처음 나온 정보병 독립분대 자리에 자식을 보내주겠다’며 고액의 뇌물을 요구하고 있다”고 전했다.

‘정보병 독립분대’는 일반 병영에서 집단생활을 하지 않고 독립된 환경에서 컴퓨터와 통신 기술을 배우며 편하게 군복무를 할 수 있는 곳으로 알려져 초모 대상자 자식을 둔 평양시 부모들 사이에 큰 관심을 끌고 있다고 한다.

애초에 정보병 독립분대 TO는 일정 수준의 실력을 갖춘 신병에게 우선적으로 부여되는 자리지만, 현실에서는 실력보다 돈줄이 우선시되면서 ‘군 정보화를 위한 신기술 인재 육성’이라는 본래의 목적과 취지가 퇴색되고 있다는 게 소식통의 이야기다.

뇌물을 받고 자리를 주는 식의 장사판이 펼쳐지면서 부모의 권력과 경제력에 따라 배치가 결정되는 구조가 형성되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 대열보충국 간부들 사이에 ‘초모 기간은 1년 치 수입을 벌어들이는 황금기’라는 말이 퍼져 있을 정도로 초모생 배치를 둘러싼 뇌물 수수와 부정부패가 굳어지는 양상이다.

소식통은 “작년까지는 국돈(북한 돈)이나 술, 담배로 통했던 뇌물 유형이 올해는 딸라(달러)나 노트콤(노트북), 손전화(스마트폰) 등 고가 전자제품으로 바뀌고 있다”며 “대열보충국 간부들은 ‘지금 뽄트(TO)가 몇 개 남았다’며 특정 부모에게 먼저 접근하기도 한다”고 했다.

이어 소식통은 “실력이나 기술력이 충분한 초모생들이 연줄이 없어서 일반 보직으로 밀려나는 경우가 부지기수”라며 “초모가 이 모양이니 군 정보화 기술 인재 육성이 목표대로 되기 어려운 것”이라고 지적했다.

북한 당국은 초모 과정에서의 비리 척결을 수차례 강조하고 있으나 정작 초모 사업을 총괄하는 대열보충국 간부들끼리 서로를 감싸며 비리를 묵인하고 방조하는 분위기가 팽배한 것으로 알려졌다.

소식통은 “현대전에 대비한 기술 인재 육성이 이번 초모의 핵심인데, 지금은 돈과 권력이 만난 뇌물 통로가 됐다”며 “부정부패가 줄어들기는커녕 오히려 우심해지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