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북한 청년들 사이에서 무릎 위 기장의 가죽 코트가 유행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4일 데일리NK 함경북도 소식통은 “최근 청진시 20~30대 젊은층 사이에서 가죽 잠바가 유행하고 있다”면서 “특히 무릎 위까지 오는 길이의 코트 형식의 옷을 청년들이 더 선호하고 있다”고 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북한에서 가죽으로 된 외투는 경제력 있는 주민들이나 간부층 자녀들이 주로 입는 부의 상징 아이템이다.
예년에는 허리나 엉덩이까지 오는 길이의 짧은 가죽점퍼를 많이 입었으나 올해 봄 청진시 거리들에서는 한층 길어진 길이의 가죽 코트를 입은 청년들을 심심찮게 볼 수 있다고 한다.
소식통은 “유행이라고 하면 너도나도 사 입으려 한다”면서 “주민들 속에서 ‘기성 가죽 잠바’로 불리는 긴 기장의 가죽 코트가 최신 유행으로 떠오르면서 경제력 있는 가정의 자식들이 앞다퉈 장마당을 돌며 상품을 찾고 있다”고 했다.
앞서 중국에서 의류를 수입해 들여오는 도매업자들은 가죽 코트가 잘 팔릴지 안 팔릴지 몰라 견본 삼아 몇 벌만 들여왔는데, 초반에는 별로 반응이 없어 추가 주문을 하지 않고 있었다고 한다.
그러다 돈주 1~2명이 입고 다니기 시작하면서 갑자기 유행으로 번져 도매업자들이 물건 확보를 위해 발 빠르게 움직였고, 이에 현재는 시장에 어느 정도 물량이 풀린 상태로 알려졌다.
가죽 코트 가격은 500~1500위안(한화 약 10~30만원) 사이로 결코 저렴하지 않지만, 수요가 워낙 높다 보니 잘 팔리고 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이렇게 긴 기장의 가죽 코트가 유행하고 있는 것은 2024년 3월 평양 강동종합온실농장 준공 및 조업식 행사 당시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동행한 딸 김주애의 옷차림에서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는 게 소식통의 말이다. 당시 김주애는 무릎까지 오는 긴 자주색 가죽 코트를 입고 등장한 바 있다.
소식통은 “작년 이맘때쯤에 원수님(김 위원장) 자제분이 가죽 코트를 입고 나왔을 때는 반응이 별로 좋지 않았는데 올봄에 갑자기 그와 비슷한 형태의 가죽 코트가 유행하고 있다”면서 “요즘은 젊은이들의 취향이라는 게 하루아침에 바뀌니 도매업자들도 물건을 들여오는데 고민을 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이러한 가죽 코트의 유행은 양강도 혜산시에서도 포착되고 있다.
양강도 소식통은 “최근에는 길이가 무릎까지 오는 가죽 코트가 청년들 사이에서 추세가 되고 있다”면서 “몸매가 드러나는 형식과 일반적인 코트 형식 모두 인기가 있다”고 전했다.
그는 “가죽으로 된 옷은 특히 고급중학교 졸업반 학생들부터 30대 청년들 사이에서 인기가 있는데 지금 가죽 코트도 이들 사이에서 인기”라며 “달라진 건 옷의 기장뿐이고 옷 형태는 추세에 맞게 조금씩 변하고 있다”고 했다.
다만 최신 유행하는 가죽 코트는 빈부 격차를 여실히 드러나게 하는 아이템이기도 하다고 소식통은 지적했다.
소식통은 “가죽 코트 가격은 일반 주민들의 생활 형편에서는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이라면서 “그러다 보니 옷차림만으로도 잘사는 집 자식이냐 아니냐가 한눈에 드러나 없는 집 자식들이 심리적으로 위축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