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민반장열성자회의 이후 곳곳서 인민반장들 모아 회의

주민 동향 감시 역할 특히 강조돼…"스파이 취급 받는데 욕 먹을 일 더 많이 하라는 것 아니나"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2025년 3월 21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전날(20일) 제3차 전국인민반장열성자회의 참가자들을 만나 기념사진을 찍었다고 보도했다. /사진=노동신문·뉴스1

제3차 인민반장열성자회의가 열린 이후 북한 곳곳에서 인민반장들을 대상으로 한 후속적인 회의가 진행된 것으로 전해졌다.

데일리NK 양강도 소식통은 25일 “인민반장열성자회의 정신을 철저히 구현하기 위한 후속조치로 삼지연시 인민위원회의가 지난 21일 인민반장들에게 회의 핵심 사상과 실천 과제 등을 침투하는 회의를 열었다”고 전했다.

삼지연시 인민위원회 부위원장이 주도한 이날 회의는 인민반과 인민반장의 역할 강화가 중점적으로 다뤄졌다.

소식통에 따르면 시 인민위원회 부위원장은 회의에서 인민반을 새 시대 요구에 맞게 혁신하고 사회주의 애국정신을 생활 속에서 실천하도록 하는 것이 앞서 평양에서 있었던 회의에서 핵심적인 과제로 제시됐다며 모든 인민반을 ‘애국자 집단’으로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인민반이 단순한 행정 조직이 아니라 주민들이 생활 속에서 국가정책을 집행하는 데 있어 중요한 거점이라며 우리 앞에 놓인 중대한 과업이 바로 인민반 강화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시 인민위원회 부위원장은 주민 단합을 더욱 공고히 할 수 있도록 ‘애국적 분위기 조성 기간’을 지정하고, 이 기간 모든 인민반에서 사상 교양 사업을 진행하라고 주문했다.

아울러 그는 인민반이 ‘생활 속 애국운동’의 일환으로 유휴자재(遊休資材)를 적극적으로 수집하는 일에 나설 것, 위법 행위를 근절하기 위해 ‘자율 감찰조’를 조직해 지역 사회의 안전과 질서를 더욱 공고히 하는 데 앞장설 것을 요구하기도 했다.

이밖에도 회의에서는 인민반장들의 역할과 책임이 강조되기도 했는데, 이와 관련해 삼지연시 인민위원회는 ‘혁명의 성지’인 삼지연시에서 당의 방침대로 일하지 못하는 인민반장들은 모두 교체될 것이라고 으름장을 놓기도 했다고 한다.

그런가 하면 지난 22일 평안북도 신의주시에서도 인민반장 회의가 진행됐다. 이 회의에서는 주민들과 가장 가까이에 있는 인민반장들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점이 재차 강조됐다.

또한 여기서도 역시 인민반장들이 주민 정치사상 사업에 적극 나서며 주민들의 사소한 말과 행동을 놓치지 말고 예의 주시하면서 동향을 파악해 보고하는 일에 책임적으로 임하라는 언급이 있었다고 한다.

다만 이에 대해 일부 인민반장들은 불만을 토로하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평안북도 소식통은 “반사회주의, 비사회주의가 뿌리내릴 수 없도록 주민 동향을 철저히 감시하고 보고하라는 것이 이번 회의의 핵심적인 요구이나, 이에 몇몇 인민반장들은 지금도 사람들에게 공인된 스파이 취급을 받고 있는데 앞으로 욕을 먹을 일을 더 많이 하라는 것 아니겠냐며 툴툴댔다”고 전했다.

특히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앞서 인민반장열성자회의 참가자들과 기념사진을 찍으며 “우리 사회에 인민을 위해 복무하는 직분은 많아도 인민반장이라는 말처럼 인민과 제일 가깝게, 제일 정겹게 이어진 부름은 흔치 않다”고 한 말이 이번 회의에서 언급됐는데, 이와 관련해 일부 인민반장들은 헛웃음을 짓기도 했다고 한다.

소식통은 “어떤 인민반장들은 ‘빛 좋은 개살구’라는 반응을 보였다”며 “인민들이 인민반장을 ‘가장 가까운, 가장 정겨운 존재’로 여기기는커녕 오히려 발소리만 들려도 문을 걸어 잠그고 얼굴 마주하기를 꺼리는 것이 현실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