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무역일꾼들, 中서 ‘안경 몰카’ 수천 개 주문…어디에 쓰려?

소식통 "주문한 기관은 국가보위성"…위장 검열·잠입 수사 등 단속 활동에 활용할 것으로 보여

양강도 혜산
2018년 8월 촬영된 북한 양강도 혜산시 전경. /사진=데일리NK

북한 무역일꾼들이 최근 중국에서 초소형 몰래카메라를 대량으로 수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초소형 몰래카메라는 북한 보위기관의 검열·단속 활동에 활용될 것으로 보인다.

북중 무역 부문에 정통한 중국의 대북 소식통이 데일리NK에 전해 온 바에 따르면 중국에 나와 있는 북한 무역일꾼들은 이달 초 안경형 초소형 몰래카메라(이하 안경형 몰카)를 수천 개 주문했다.

이들은 앞서 지난달 중국 광둥(廣東)성 광저우(廣州)의 전자기기 도매상가를 돌아다니며 직접 안경형 몰카를 대량으로 구입할 수 있는 구매처를 물색한 것으로 전해졌다.

안경형 몰카는 뿔테 모양의 안경다리에 초소형 카메라가 내장돼 있어 직접 카메라를 들이대지 않아도 은밀하게 현장을 촬영할 수 있고, 녹음도 가능하다.

북한 무역일꾼들은 이 같은 안경형 몰카를 중국 광저우시에서 하나에 800위안(한화 약 16만원)가량을 주고 구매했다는 전언이다.

중국 다른 지역에 있는 일반 전자기기 매장에서 안경형 몰카를 구매한다면 하나에 1000위안이 훌쩍 넘지만, 전자기기 매장이 밀집한 광저우 도매상가에서는 그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구매할 수 있다고 한다.

북한 무역일꾼들은 이렇게 사들인 안경형 몰카를 지린(吉林)성으로 운송한 뒤 창바이(長白)에서 북한 양강도 혜산을 통해 북한에 반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안경형 몰카는 북한 당국이 공식적으로 수입하는 물건이 아니어서 운송비가 많이 들더라도 창바이-혜산 비공식 무역 루트를 통해 북한에 반입시켜야 한다는 게 소식통의 설명이다.

밀수에 해당하는 물품은 대부분 지린성 창바이, 훈춘(琿春)을 통해 양강도 혜산이나 함경북도 나선으로 북한에 반입되고 있다.

이렇게 중국에서 반입된 안경형 몰카는 전량 평양으로 운송될 것으로 전해졌다.

소식통은 “안경 몰카를 주문한 기관은 국가보위성인 것으로 알려졌다”며 “조선(북한)에서 국가보위성만큼 권력 있는 기관이 아니라면 아무리 밀수로 들여간다고 해도 안경 몰카 같은 물건을 대량으로 반입할 수가 없다”고 말했다.

권력 기관이 밀수와 유통 과정을 비호하고 있기 때문에 대북제재 품목에 해당하면서 동시에 불법적인 활동에 사용될 가능성이 큰 안경형 몰카를 대량으로 수입할 수 있었다는 얘기다.

국가보위성은 위장 검열, 잠입 수사 등 다양한 단속 활동에 활용할 계획으로 이번에 중국에 나와 있는 무역일꾼들에게 안경형 몰카 수입을 주문한 것으로 파악된다.

소식통은 “중국에 나와 있는 (북한) 무역일꾼들은 앞으로 몇 차례에 더 안경 몰카를 조선에 반입시킨다는 계획으로 움직이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