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신규 파견된 北 노동자들, 돼지 특수 부위 ‘싹쓸이’

파견지 인근 시장서 현지인들은 잘 안 찾는 돼지껍데기, 족발 등 대량 구매해 가격 폭등

러시아 파견 북한 노동자들이 일하는 건설 현장의 모습. 북한 노동자 한 명이 얇은 나무 판자 위에서 작업하고 있는 모습이 눈에 띈다. /사진=데일리NK

북한 당국이 최근 러시아 니즈니노브고로드에 건설 노동자들을 신규 파견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파견된 북한 노동자들이 현지인들은 먹지 않는 돼지 특수 부위를 싹쓸이 해가면서 인근 시장에서 가격이 일제히 인상됐다는 전언이다.

20일 데일리NK 러시아 현지 대북 소식통은 “이달 들어 니즈니노브고로드에 북한 건설 노동자가 또다시 파견됐다”며 “이번에 파견된 북한 노동자들은 60여 명으로, 국방성 산하 사민(민간인) 회사인 철현무역회사 소속”이라고 전했다.

이들 노동자들은 현재 소그룹 단위로 생활하며 인근 시장에서 직접 식자재를 구매해 밥을 챙겨 먹고 있으며, 특히 돼지껍데기, 족발, 돼지머리 등 돼지 특수 부위를 대량으로 사 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소식통은 “북한 사람들이 시장에서 돼지껍데기, 족발 같은 것들을 싹쓸이 해간다”며 “수요가 갑자기 많아지니 시장의 정육점들이 가격을 올리고 있다”고 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현지에서 정육점을 운영하는 한 점주는 “여기(러시아)에서는 개도 먹지 않는 돼지껍데기를 북한 사람들이 계속 사가니 가격을 올릴 수밖에 없다”며 “가격을 올려도 북한 사람들이 계속 찾아 이제는 없어서 못 팔 정도”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평생 정육점을 하면서 돼지 특수 부위 가격을 짧은 기간 이렇게 많이 올린 것은 처음”이라며 “그만큼 북한 사람들이 많이 찾는다”고 했다.

실제로 현지 시장 정육점의 돼지껍데기 가격은 올해 초 1kg에 40루블(한화 약 680원)에 불과했지만, 이달 들어서는 100루블(한화 1700원)까지 급등했다.

북한 노동자들은 이렇게 가격이 급등해도 계속 돼지 특수 부위를 찾고 있으며, 물량을 확보하기 위해 정육점에 예약까지 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렇게 북한 노동자들이 돼지 특수 부위를 대량으로 사들이면서 평상시 이를 취급하지 않던 시장의 정육점들이 매대를 따로 마련하고 있을 정도라고 소식통은 전했다.

러시아 현지인들은 돼지껍데기 등 특수 부위를 식재료로 쓰지 않고 동물 사료로 쓰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소식통은 “북한 사람들은 자기들이 없어서 못 먹는 돼지껍데기 같은 부위를 여기서는 버리거나 동물 사료로 쓴다는 사실에 놀라워한다”며 “이 귀한 음식을 왜 버리느냐며 잘 먹겠다고 인사까지 하고 사 간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