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궁기에도 北 시장 쌀값 주춤세 계속…옥수숫값은 하락 뚜렷

중국·러시아서 곡물 수입 확대한 영향인 듯…북중 공식·비공식 무역에 원·위안 환율 10% 이상 상승

북한 평안북도 신의주시의 한 장마당. /사진=데일리NK

북한 시장의 쌀 가격이 한 달째 보합세를 유지하고 있다. 강냉이(옥수수) 가격은 오히려 뚜렷한 하락세를 보였다. 곡물 생산 시기가 아닌 3월 중순에 시장 곡물 가격이 하락한 것은 수입 확대에 따른 영향으로 풀이된다.

데일리NK가 정기적으로 시행하는 북한 시장 물가 조사에 따르면 지난 16일 기준 평양의 한 시장에서 쌀 1kg은 8350원에 거래돼 2주 전 가격(8360원)과 큰 차이가 없었다.

다른 지역 시장의 쌀 가격도 이와 비슷한 수준으로 나타났다.

역시 16일 기준 평안북도 신의주시의 한 시장에서 쌀 1kg은 8400원으로 지난 2일 조사 때(8370원)보다 30원 올랐고, 양강도 혜산시 시장의 경우에는 쌀 가격이 오히려 2주 전보다 떨어져 평양, 신의주 등 다른 지역과 비슷한 수준(8370원)이 됐다.

이런 가운데 시장의 옥수수 가격은 뚜렷한 하락세를 보였다.

16일 평양과 혜산의 한 시장에서 옥수수 1kg 가격은 3000원, 3200원으로 지난 2일 조사 당시 가격보다 각각 11.8%, 11.1% 하락했다. 현재 북한 시장에서 옥수수는 3000원대 초반의 가격대를 보이고 있다.

보통 3월 중순은 지난해 생산해 비축해 뒀던 곡물이 소진되면서 시장 곡물 가격이 상승세를 보이는 시기다. 그러나 이렇게 시장의 곡물 가격이 뚜렷하게 하락하거나 보합세를 보이는 것은 중국, 러시아 등에서 반입된 수입 식량이 시장에 공급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복수의 대북 소식통에 따르면 북한 당국은 지난 1월부터 쌀과 옥수수, 밀가루 등 곡물 수입량을 확대하고 있다.

북한으로 반입되는 쌀은 대부분 찰기가 없고 질이 낮은 장립종(안남미)이지만, 수입 곡물이 양곡판매소를 통해 판매되고 일부는 시장에 공급되면서 춘궁기 시장 곡물 가격 상승을 억누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다만 밀, 보리 같은 대체 식량이 생산되는 초여름까지 곡물 수입 확대가 지속되지 않을 경우 시장의 쌀과 옥수수 가격이 다시 상승세로 돌아설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관측된다.

한편, 북한 시장의 원·달러 환율도 한 달 넘게 보합세가 유지되고 있다.

지난 16일 평양의 원·달러 환율은 지난 2일과 비교할 때 100원 오른 2만 200원으로, 신의주의 북한 원·달러 환율도 2주 전보다 180원 오른 2만 300원으로 조사돼 강보합세를 보였다.

반면 원·위안 환율은 지난달 초 이후 계속 상승세다.

지난 16일 평양에서 북한 원·위안 환율은 2870원으로, 지난 2일보다 12.1%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른 지역도 비슷한 폭으로 위안 환율이 상승했는데, 16일 혜산의 원·위안 환율은 2790원으로 직전 조사 때보다 11.6% 올랐다.

달러 환율이 보합세를 보이고 있는 것과 달리 위안 환율이 10% 이상 상승한 것은 양강도, 함경북도 등 북중 접경 지역에서 위안을 사용한 공식·비공식 무역이 확대되고 있는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