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북한 인민군 보위국이 국경경비대 27여단을 대상으로 대대적인 검열을 진행하며, 과거 인신매매 가담자들을 색출하고 강력한 처벌을 예고하고 나섰다. 이번 검열은 지난달 초 중국에서 자진 입북한 한 탈북 여성의 진술로 촉발된 것으로 전해졌다.
데일리NK 북한 내부 군 소식통은 11일 “인민군 보위국이 검열 지도성원 10여 명을 파견해 이달 2일부터 함경북도 청진시 국경경비대 27여단 지휘부에 대한 내적 검열을 진행 중”이라며 “7년 전 비법월경 후 지난 2월 초 자진해 들어온 30대 여성이 조사 과정에서 27여단 대대 군인이 탈북을 도왔다고 진술한 것이 계기”라고 말했다.
지금으로부터 7년 전 북한을 이탈해 중국에서 살아왔던 탈북민 여성이 2월 초 자진 입북했고, 이후 조사 과정에서 27여단 소속 무산 주둔 대대 군인의 탈북 방조 정황을 밝히면서 검열이 이뤄진 것이라는 이야기다.
소식통에 따르면 이 여성에 대한 초동 조사는 함경북도 보위국에서 진행했는데, 그는 조사 과정에서 북중 간 인신매매 라인을 통해 무산군 인근 두만강을 건너 중국으로 탈북했다며 당시 인신매매에 가담한 군인들의 이름과 직책, 군사칭호 등 신상 정보를 구체적으로 진술했다.
이로써 심각성이 커지자, 이 사안은 국가보위성에도 보고됐고 국가보위성이 인민군 보위국에 조사 내용을 공유하면서 검열이 이뤄지게 됐다는 설명이다.
이와 관련 소식통은 “국가보위성과 군 보위국은 7년 전 인신매매를 저지른 사민(민간인)들은 함경북도 보위국에서, 군관과 군인들은 군 보위국에서 집중 수사하도록 각각 합의 후 검열에 착수했다”고 전했다.
군 보위국은 이번 검열을 통해 국경경비대 내부 기강을 확립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내고 있으며, 27여단에 국경을 통한 인신매매 및 부정부패 근절을 상반기 최우선 과제로 제시하기도 했다는 전언이다.
파견된 군 보위국 검열 지도성원 10여 명은 3월 한 달 동안 27여단 지휘부에 머물며 내부 조사를 진행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군 보위국이 조용히 내적 검열을 진행하는 이유는 과거 인신매매에 가담한 여단 내 다른 군인들이 검열 소식을 접하고 동요하거나 불안감 속에 탈영 및 돌발행동을 할 가능성을 사전에 차단하기 위한 조치라고 한다.
현재 지도성원들은 자진 입북한 탈북 여성의 진술을 통해 확보된 7년 전 인신매매 가담자 명단에서 이미 제대 후 사회에서 생활하고 있는 이들을 분류하고, 각각의 거주지나 관할 기관 보위부에 통보해 즉시 법적 소환해 수사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제대했더라도 과거 군 복무 중 저지른 범죄행위 대한 책임을 면할 수 없음을 분명히 각인시키는 계기가 되고 있다고 소식통은 말했다.
더욱이 인신매매 가담자들에 대한 철저한 색출과 강력한 처벌이 예고되면서 27여단 내부에 극도의 긴장감이 흐르고 있다고 소식통은 덧붙였다.
한편 소식통은 “군 보위국 검열 지도성원들은 27여단에 대한 검열과 동시에 함경북도, 양강도, 자강도, 평안북도 국경에 주둔하는 국경경비대 각 부대 보위부에 ‘지난 10년간 인신매매에 가담한 범죄자들의 자수를 유도하고 그 현황을 집계해 이달 말까지 보고하라’는 지시를 내렸다”고 전했다.
탈북 여성의 자진 입북을 계기로 촉발된 이번 사안으로 북한 국경경비대 전반에 대대적인 검열과 처벌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