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인 투자자 대거 방북…광물 개발 및 설비 투자 협력?

최근 방북 허가 받아 들어간 중국인 대부분이 기계·설비 수출, 광물 개발 투자 사업 이력 있어

조중우의교(압록강철교)를 통해 중국 랴오닝성 단둥에서 북한 신의주로 가고 있는 북한 버스. /사진=데일리NK

최근 북한 당국이 중국인 투자자 및 무역 관계자들의 입국을 허용했다는 전언이다. 이들은 기계와 설비, 광물 개발 분야에서 북한 기업과 협력할 예정으로 알려졌다.

중국의 대북 소식통은 10일 데일리NK에 “지난달 26일 중국인 투자자와 무역원들이 대거 방북했다”며 “이들은 베이징(北京)이나 선양(瀋陽)에서 항공기를 이용해 평양으로 입국하거나 랴오닝(遼寧)성 단둥(丹東)에서 버스를 타고 (평안북도) 신의주로 들어갔다”고 전했다.

방북한 중국인 투자자와 무역원의 규모는 정확하게 알려지지 않았지만, 최소 수십여 명에서 백여 명에 달한다는 게 이 소식통의 이야기다.

이번 방북 중국인의 상당수는 코로나19로 국경이 봉쇄되기 전부터 북한 측과 협력 사업을 한 경험이 있는 이들로, 오래전부터 방북을 준비해 왔다고 한다.

이들은 최대 3개월의 체류 비자를 발급받았으며, 보통 한 달에서 최대 석 달까지 북한에 체류하면서 북한 기업소들과 협력 사업을 논의할 계획으로 전해졌다.

눈여겨 볼 점은 이번에 사업 목적으로 방북을 허가받은 중국인들 대부분이 기계와 설비 수출, 광물 개발 투자 등에 대한 사업 이력을 가진 이들이라는 점이다.

기존에 중국에서 경공업품이나 식료품 등을 수입해서 북한에 판매했던 일반적인 무역업자들은 이번에 방북 허가를 받지 못했다고 한다.

소식통은 “코로나 이전에 신의주나 평양에 상주하면서 무역 중개업을 하던 사람들이 많았는데 이 사람들이 모두 이번에 방북 허가를 받은 게 아니다”라며 “기계나 설비, 광물 투자 부분에 경험이 있거나 이와 관계된 사업을 할 수 있는 사람들만 입국 허가를 받았다”고 했다.

이어 그는 “코로나 이후 5년 가까이 북한에 들어가지 못한 중국인들이 이번에 북한 입국을 많이 신청했는데, 떨어진 사람도 많다”며” “이번에 북한에 들어가는 사람들의 면면이 알려지면서 북한이 원하는 분야의 사람들만 선별해 뽑았다는 얘기도 나왔다”고 전했다.

중국 무역 관계자들 사이에서 이번 방북이 철저히 북한 당국의 필요와 이익에 따라 승인된 것이라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는 것이다.

이번에 방북한 중국인 투자자들은 주로 북한 광물 자원에 대한 투자를 원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중국 기업들은 북한 광산에 대한 장기 개발권이나 광물 가공사업 등에 관심을 갖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또 이들 중 일부는 건설 부문에 필요한 중장비를 북한에 수출하거나 새롭게 건설되는 지방공업공장에 필요한 설비와 기계 등을 수출할 계획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로 북한 기업들과의 사업 협력을 위해 방북한 중국인 투자자들과 무역원들의 이력이 대부분 북한 당국의 역점 사업인 건설, 광물 개발, 지방공업공장 운영 등과 연관돼 있는 셈이다.

한편, 중국인 투자자 등의 방북이 일회성으로 끝나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소식통은 “또 다른 중국인 기업가들이 북한 기업들과 합작 사업을 하기 위해 평양으로 가려고 준비하고 있다”며 “올해는 중국인 기업가들의 방북이 꾸준히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