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원자력기구(IAEA) 라파엘 그로시 사무총장은 2월 3일 이사회에서 북한 영변 원자로가 지난해 10월 중순부터 재가동되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핵무기 원료물질인 플루토늄을 추출하는 방사화학실험실을 포함해서 증기 공급 시설이 가동되는 등 핵연료 재처리 작업 징후가 포착됐고, 이는 북한 김정은이 “무기급 핵물질 생산 계획을 초과 달성할 것”을 주문한 점에서 심각한 우려를 불러일으킨다고 지적했다.
최근 촬영된 위성사진을 이용해 분석해 본 결과, 열적외선 영상에서 영변 방사화학실험실과 석탄화력발전소가 고열을 내며 활발히 가동되고 있고, 원자로·경수로 및 우라늄 농축시설도 가동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심야에 촬영한 조도영상에서도 불빛이 포착됐다. 불빛은 야간에 차량 행렬이 비추는 전조등 빛인 것으로 추정되며, 북한이 국제사회 감시망을 피하려고 핵물질 관련 물자를 낮 시간대를 피해 심야에 은밀히 반출 또는 반입하는 것으로 의심된다.

유럽우주청(ESA)의 센티넬-2C 위성이 2월 23일 촬영한 이미지에서 영변 일대에 드문드문 잔설과 얼음이 덮인 것이 식별된다. 5MWe 원자로 앞에서는 냉각수가 구룡강으로 배출되면서 얼음이 녹은 것이 뚜렷이 포착됐다. 원자로를 가동할 때 달궈진 설비를 구룡강 물을 끌어들여 식히고 데워진 냉각수를 다시 구룡강으로 배출하면서 생겨난 해빙의 모습이다. 5MWe 원자로가 가동 중임을 나타낸다. 실험용 경수로 펌프장에서도 냉각수가 소량 배출되고 있어 경수로는 저강도 운영 중인 것으로 파악된다. 최근 38노스와 KBS에서는 방사화학실험실 좌측 500여m 부근 공터에서 핵폐기물 처리와 관련돼 보이는 수십 개 구덩이 굴토 작업이 포착됐다고 보도했다. 센티넬 이미지에서는 저해상인 관계로 공사 흔적은 판별되지 않는다.

2월 20일 촬영한 랜샛-9호 지구관측위성의 열적외선 영상을 이용해서 영변 핵단지 일대 온도분포를 살펴봤다. 이날 영변은 최고 영상 4도에서 최저는 영하 7도, 평균 기온은 영하 1도인 것으로 분석됐다. 방사화학실험실과 석탄화력발전소는 영상 3도 이상의 고열(적갈색)을 발산하는 것으로 파악됐고, 방사화학실험실에서 핵물질인 플루토늄을 추출하는 작업이 활발히 이뤄지는 것으로 평가된다. 우라늄 농축시설에서는 다소 낮은 영상 2도의 보라색이 옅게 식별됐는데, 우라늄정광을 핵무기급으로 고농축 처리하는 일련의 농축 과정이 저강도로 진행되는 것으로 추정된다.

2월 26일 촬영한 미국 기상위성(JPSS)의 야간 조도영상(VIIRS)을 살펴봤다. 방사화학실험실과 우라늄 농축시설로 들어가는 갈림길인 교차로에서 심야 시간에 야간 불빛이 넓게 포착됐다. 일단의 차량 행렬이 이동하면서 내는 전조등 불빛이 심야에 포착된 것으로 파악된다. 평소에도 간헐적으로 영변 핵시설에서 야간 불빛이 포착되곤 했다. 국제사회 위성 감시망을 피하려고 북한이 핵물질 생산 관련 기자재를 차량에 싣고 심야에 반출입하는 은밀한 활동인 것으로 미루어 추정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