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학교지원월간’에도 학생·학부모들이 부담 떠안아

소식통 "교육지원 사업으로 학교 현대화 한다고 하지만 그건 말뿐…교육 환경 개선 요원"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2024년 3월 13일 학교지원월간인 3월을 맞아 교육지원사업을 펼치고 있는 함경북도 청진시 송평구역 일꾼들을 조명했다. /사진=노동신문·뉴스1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교육사업을 ‘제1의 국사(國事)’로 내세우며 국가적인 지원을 강조했으나 여전히 학교 운영 지원에 관한 부담은 학생과 학부모들에게 전가되고 있다는 전언이다.

7일 데일리NK 평안북도 소식통은 “요즘 학교들에서 새학기 준비를 한다며 꾸리기 작업을 대대적으로 진행하고 있는데, 모든 부담이 고스란히 학생들과 학부모들에게 돌아가고 있다”고 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북한의 학교들은 만성적인 재정난에 시달리고 있어 기본적인 교육 환경조차 제대로 유지하기 어려운 실정에 있다. 교내 복도와 벽체, 계단은 물론 교실 바닥이나 창문이 파손된 채 방치돼 있는데도 학교가 자체적으로 이를 보수할 여력이 없는 게 현실이라고 한다.

실제 동림군의 한 소학교(초등학교)에서는 4월 새학기를 앞두고 학교 꾸리기를 한다며 학생들에게 모래나 시멘트를 가져올 것을 요구했다고 한다. 파손돼 먼지가 풀풀 날리는 바닥을 보수하기 위해 학생들에게 자재 부담을 시킨 것이다.

그런가 하면 동림군의 한 초급중학교(중학교)는 체육 시간에 필요한 축구공과 농구공을 사야 한다며 학급별로 자금을 걷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학교에는 교육 기자재가 제대로 구비돼 있지 않아 그동안 학생들이 가져온 공으로 체육 수업을 진행했다는 게 소식통의 이야기다.

특히 북한은 3월을 ‘학교지원월간’으로 지정하고, 이 기간에 도·시·군들과 후원단체들이 교육 현대화 실현에 필요한 교육 자재와 설비, 교구비품들을 적극적으로 지원해 줄 것을 촉구하고 있다. 그러나 이는 허울에 불과할 뿐 실제로는 학생들과 학부모들이 학교 지원 사업을 다 책임지고 있는 형국이라고 소식통은 지적했다.

소식통은 “‘학교지원월간’이라는 말을 하면 교사들조차 콧방귀를 뀐다”면서 “교육지원 사업으로 학교 현대화를 한다고 하지만 그건 말뿐이고, 학교나 학교 후원단체들이 책임져야 할 시설 보수조차 학생들이나 학부모들이 부담을 떠안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북한은 지난해 연말에 열린 당 중앙위원회 제8기 제11차 전원회의 확대회의에서 ‘나라의 교육토대 강화를 위한 일련의 조치를 실시할 데 대하여’를 핵심 의제로 상정한 바 있다.

당시 회의를 주재한 김 위원장은 “교육토대 강화에서 제일 큰 몫을 차지하는 학교 개건 현대화를 국가적인 사업으로 드팀없이 강하게 밀고 나가며 앞으로 10년 안에 전국의 모든 학교들을 일신하기 위한 대담한 목표를 세우고 이 사업을 근기있게 추진해 반드시 끝장을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김 위원장은 “학용품과 교구비품, 교육기자재 문제를 국가가 전적으로 책임지고 교육자들과 학생들에게 최대한의 사업조건, 학습조건을 마련해주는 방향에로 확고히 나가야 한다”고 밝혔으나, 여전히 일선 학교들은 학생과 학부모들의 지원에 전적으로 의존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소식통은 “체육 기자재 구비조차 학생과 학부모들이 떠맡고 있으니 현실적인 국가적 지원이 없다면 교육 환경 개선은 요원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