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봄 초모 대상자들, 최전방 군단 배치될까 ‘노심초사’

집합 날짜 통보 받고 불안…과거에 기피됐던 건설부대, 지금은 가장 가고싶어하는 곳 됐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2월 27일 평양시 고급중학교(고등학교) 졸업반 학생 300여 명이 최전방 국경 초소들로 용약 탄원(자원)했다고 보도했다. /사진=노동신문·뉴스1

북한의 올해 봄 초모(징집) 대상자들이 본격적인 입대를 앞두고 있는 가운데, 곧 입대하게 될 당사자들은 물론 그 부모들도 최전방 부대나 훈련 강도가 세기로 유명한 11군단 등에 배치될까 노심초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4일 데일리NK 평안남도 소식통에 따르면 개천시 군사동원부는 지난달 27일 지역 내 학교들을 통해 봄 입대가 확정된 초모 대상자들에게 순차별 집합 날짜를 통보했다.

시 군사동원부가 통보한 집합 날짜는 ▲1차 16일 ▲2차 18일 ▲3차 21일로, 각각 해당하는 날짜에 집합해야 하는 초모 대상자들은 자신이 어떤 부대로 가는 행렬에 섞여 들었는지 알 수 없어 불안한 나날들을 보내고 있다.

이런 가운데 주민들은 전례와 추측을 바탕으로 몇 차에 집합하는 인원들은 강원도 전연(전방) 군단으로 향하게 될 것이라든지, 도로국 또는 7·8총국과 같은 비(非)전투 단위에 가게 될 것이라든지 명확한 근거 없는 이야기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소식통은 “시 군사동원부는 봄 초모생들이 배치될 부대들의 정보를 대략 알고 있지만 비밀 유지 원칙에 따라 발설하지 않고 있다”며 “집합 날짜가 정해진 초모생들과 그 부모들은 전투 단위를 피하기만을 최우선으로 바라고, 건설 부대와 같은 비전투 단위에 배치 받기를 희망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예전에는 군 복무 중에 총이 아닌 삽을 드는 것을 부끄럽게 여기고 무시하는 분위기가 있었으나 지금은 완전히 뒤바뀌었다”며 “초모생 부모 열에 아홉은 다 제쳐 두고 어디서 훔쳐 먹을 것이라도 있는 곳에 가야 한다는 입장이고 (초모) 당사자들도 이에 동조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실제 근래 들어 도로국이나 7·8총국과 같은 비전투 단위를 선호하는 경향이 뚜렷해지고 있다는 게 소식통의 이야기다. 특히 그중에서도 기술을 배울 수 있고 공급도 비교적 좋은 것으로 알려진 ‘건설1여단’(특각 건설 부대)을 비롯해 금광이나 바다 양식장 등 군 산하 외화벌이 기지에 가는 것을 최고로 꼽고 있다고 한다.

반대로 공급이 열악하고 주민 마을도 없어 부족한 것을 보충하기도 어려운 강원도 최전방 주둔 1·5군단과 산악지대에 위치하고 훈련 강도가 거세 “가면 뼈가 삭는다”는 말이 나올 정도인 11군단은 최악의 복무지, 가장 기피하는 곳으로 꼽히고 있다.

소식통은 “예전에는 기피하던 곳들이 이제는 누구나 가고 싶어 하는 곳이 됐다”며 “건설부대는 잘하면 복무 기간 중에 외국에도 나갈 수 있고, 금광이나 바다 양식장 등 외화벌이와 연관된 곳은 뒷돈을 챙길 수 있고, 보다 자유롭게 주민들과 왕래하며 복무 생활을 할 수 있다는 장점 때문에 선호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곧 집합하게 될 초모생들은 남녀를 불문하고 1·5군단과 같은 전연군단에만 가지 않기를 간절히 원하고, 남자들은 건설 부대를, 여자들은 최소한 혼성 부대에 배치되기를 바라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