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북한 군인들이 전투 준비나 훈련보다 농사나 축산 등 부업에 치중하고 있어 전투력 저하는 물론 군 기강이 해이해지고 있다는 목소리가 제기되고 있다는 전언이다.
22일 데일리NK의 북한 내부 군 소식통에 따르면 황해남도 룡연군 소재 4군단 산하 부대들이 현재 정례적인 인민군 동기훈련이 진행되고 있음에도 훈련보다 부업에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하고 있다.
부대 내 밭, 축사, 온실, 양어장 등에 군인들을 우선 동원하고 있고, 훈련이나 기본적인 경계근무는 후순위로 미뤄두는 분위기라는 것이다.
북한 군부대들은 부대 내에 밭이나 축사를 마련해 두고 군인들이 직접 농사를 짓고 가축을 기르게 해 자체적으로 식량을 마련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부분의 부대가 콩밭, 토끼·염소 축사 정도는 기본적으로 두고 있으며, 비교적 규모가 큰 부대에는 온실이나 양어장까지 조성돼 있다는 게 소식통의 설명이다.
이는 김정일 집권 시기부터 지금까지 최고지도자가 군부대를 시찰할 때마다 부식 조달 실태를 점검하고 병사들의 먹는 문제를 신경 쓰는 분위기와도 연결된다.
소식통은 “최고사령관 동지가 군부대를 시찰하실 때 부업 기지와 그 성과물에 대한 칭찬을 아끼지 않으시는데, 그러다 보니 어느새부터인가 군대 내에서 부업 성과를 중시하는 분위기가 생겨났다”고 했다.
다만 한편에서는 이것이 군 기강 약화의 원인이 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소식통은 “군인들이 부업지 일을 하기 위해 훈련에서 제외되는 것은 물론이고 부업을 위한 물자 확보를 위해 외출하는 경우도 많아졌다”며 “사회와 접촉이 늘어나면서 군인들이 불법으로 돼 있는 인쇄물이나 녹화물을 접하는 등 기강이 해이해지는 모습도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런가 하면 군인들이 하루 종일 부업에 동원되면서 경계근무 도중 잠을 자는 경우도 다반사라고 한다. 부업 때문에 정작 본연의 임무에 소홀한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이렇게 군인들의 기강 해이 문제가 심각한데도 이를 통제해야 할 지휘관들은 마땅한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상부에서 중시하는 후방물자 보장을 위해서는 부업에 병력을 동원해야 하는 것은 물론이고 군인들의 잦은 외출도 허가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부업 동원에 대한 군인들의 불만도 적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소식통은 “부업에 너무 많은 노력(노동력)이 투입되고 있는 것에 대해 병사들도 불만을 갖고 있다”며 “일부 병사들 속에서는 ‘우리가 군인인지, 농장원인지, 방목꾼인지, 건설자인지 모르겠다’는 말도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