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함경북도 국경 지역에서 도(道) 보위국 소속 보위원이 피살되는 사건이 발생해 긴급 조사가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17일 데일리NK 함경북도 소식통에 따르면 이달 초 함경북도의 한 국경 도시에서 도 보위국에서 파견된 보위원 1명이 흉기에 찔려 사망하는 사건이 벌어졌다.
앞서 도 보위국은 1월 말 온성, 회령, 무산 등 국경 지역 보위부 일꾼들의 비리 실태를 자체적으로 조사하기 위해 도 보위국 보위원들을 파견했다.
이후 이달 초에 파견된 보위원 중 1명이 갑자기 연락이 두절됐고, 이에 도 보위국은 그가 파견된 지역의 보위부에 연락했으나 그의 행방을 아는 이는 없었다.
그리고 그로부터 이틀 뒤 실종된 보위원은 인근 야산에서 숨진 채로 발견됐다. 그의 몸에는 여러 차례 흉기에 찔린 흔적이 있었고, 이 사건은 중앙 국가보위성에까지 보고되면서 사건을 면밀히 조사하기 위한 성원들이 해당 국경 지역에 급파됐다.
중앙에서 파견된 조사 성원들은 외부와의 접촉을 철저히 차단한 상태로 집중 조사를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사건에 관한 소문은 함경북도 국경 지역 주민들 사이에서 빠르게 확산했으며, 현재 이와 관련해 무성한 이야기들이 오가고 있다는 게 소식통의 전언이다.
소식통은 “비리 검열로 인해 지금 간부들이 사지(기)를 못 펴고 있는 상황”이라며 “이번 사건도 보위부 내부 비리와 연루됐을 가능성이 있다는 의심이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
최근 북한 당국이 간부들의 부정부패를 크게 사건화하고 문제시된 이들을 강하게 처벌하고 있는데, 이번 상황에서 이번 사건이 단순한 강력 사건이 아니라 비리 문제와 연관돼 벌어진 사건일 수 있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는 것이다.
소식통은 “중앙에서 급파된 조사 성원들은 현지에서 기존에 ‘인사’로 통했던 담배도 받지 않고 ‘우리는 여기서 공기와 물만 마시겠다’는 입장으로, 완전히 고립된 상태에서 조사를 벌이고 있다”며 “부정부패를 저지른 간부들의 숙청이 이어지는 와중에 이런 사건까지 터지니 그들도 긴장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현재 해당 지역 보위부는 탐지기를 동원한 수색과 잠복근무를 강화하고 있다. 다만 이는 국경 지역 주민들에게 또 다른 불안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소식통은 “이번 사건이 터져 괜한 주민들이 겁을 먹고 있다”며 “예전에는 장마당에서도 주민들끼리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눴지만, 지금은 친한 사이에 농담하는 것도 조심스러워하고 있을 정도”라고 했다.
잇따른 검열과 숙청, 그 와중에 피살 사건까지 맞물리면서 국경 지역 분위기가 점점 더 얼어붙어 주민들도 불안감 속에서 점점 더 위축된 생활을 이어가고 있다는 설명이다.
소식통은 “사람들은 요새 ‘이보다 더 혹독한 겨울이 또 있을까’라며 잦은 검열이 겨울의 추위보다 더욱 매섭게 느껴진다고 말하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