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노동자 신규 파견은 없는데 귀국 행렬은 계속 이어져

中에 남아 있는 北 노동자들 노동 강도 한층 높아져…인력 확보 못한 中 공장들은 문 닫기도

중국 랴오닝성의 한 의류 공장에서 북한 노동자들이 일하고 있는 모습. /사진=데일리NK

중국에 체류하던 북한 노동자들의 귀국 행렬이 새해에도 계속되고 있다. 이에 중국에 남아 있는 노동자들의 노동 강도가 한층 높아졌다는 전언이다.

중국의 대북 소식통은 17일 데일리NK “랴오닝(遼寧)성 단둥(丹東)에 체류하던 북한 노동자들이 연일 평안북도 신의주를 통해 고향으로 돌아가고 있다”며 “현재는 한번 귀국할 때 100여 명의 북한 노동자들이 신의주행 버스에 타고 있다”고 전했다.

지난해 10월부터 200여 명 규모의 북한 노동자가 연일 북한행 버스에 몸을 실었는데, 최근에는 그 규모가 다소 줄어든 것으로 보인다.

이렇게 재중 북한 노동자들의 귀국 행렬이 계속되고 있지만, 최근 랴오닝성 지역으로 새롭게 파견되는 북한 노동자는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북중 국경이 맞닿아 있으면서 외부인의 통행이 비교적 적은 지린(吉林)성 일부 지역에는 북한 노동자들이 소규모로 파견되고 있지만 북한 노동자들이 대규모로 채용돼 있던 랴오닝성 공업지구에는 새롭게 파견되는 북한 인력이 없다는 얘기다.

이런 가운데 중국에 남아 있는 북한 노동자들의 노동 강도는 지난해보다 훨씬 높아진 상태다.

북한 노동자들의 귀국 속도가 빨라진 지난해 11월부터 지난달 말까지 단둥의 한 의류 공장에서 일하는 북한 노동자들은 아침 7시부터 밤 10시까지 하루 최소 13시간 이상의 고강도 노동을 지속한 것으로 알려졌다. 원래는 보통 아침 7시부터 저녁 6시까지 일을 하는데, 하루 4시간 이상 초과 근무를 한 것이다.

소식통은 “노동력 상당수가 빠지면서 남아 있는 인원들에게 일감이 몰린 것”이라며 “남아 있는 노동자들은 마음이 뒤숭숭한 상태에서 하루 종일 일에 시달려 육체적, 심적 고통을 호소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노동자들을 관리하는 북한 회사들은 초과 근무 수당을 추가로 지급하지 않았다고 한다.

랴오닝성 동강(東港)시 인근에 위치한 한 의류 공장의 경우 북한 노동자들은 약 두 달 동안 매일 밤 10시까지 야간작업을 했음에도 초과 근무를 하지 않은 평시 월 급여인 2200위안(한화 44만원)을 받았다고 한다.

야간작업이 많았던 지난해 12월과 지난 1월 각각 한 차례씩 돼지 한 마리를 사서 식사 때 고기를 제공한 게 보상의 전부였다. 높은 노동 강도에도 추가 급여 지급 등 제대로 된 보상이 이뤄지지 않자 북한 노동자들 속에 불만이 터져 나왔다는 전언이다.

소식통은 “노동자들 사이에서 이렇게 일을 시킬 거면 돼지고기가 아니라 돈으로 보상해 달라는 목소리가 있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며 “다만 북한 회사 간부들은 이달부터는 일감이 조금 줄어들 것으로 보고 아무런 보상 없이 노동자들에게 야간작업을 시키고 돼지고기 한 번으로 넘어 가려 한 것”이라고 했다.

한편, 북한 노동자들의 귀국 행렬이 계속되면서 북한 노동자 채용 규모가 100명 이하였던 소규모 중국 공장들이 문을 닫는 일도 발생하고 있다.

다만 북한 노동자 수용, 귀국과 관련된 조치는 중국 정부가 결정하는 일이기 때문에 중국 공장들은 손해를 보면서도 중국 정부에 불만을 제기하거나 손해 배상을 청구하지는 않는 것으로 전해졌다.

소식통은 “값싼 북한 노동력을 보고 동북 3성에 공장을 지었던 중국인들이 최근에는 남방으로 공장을 옮기는 모습”이라며 “언제 신규 북한 노동자들이 나올지 알 수 없기 때문”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