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경경비대 25여단 군인 2명, 밀수 시도하다 보위소대에 발각

국가 밀수 현장 목격한 군인들의 개인 밀수 시도 늘어나…국경 단속 강화 분위기에 중형 불가피

북한 평안북도 삭주군 압록강변의 한 초소. /사진=데일리NK

최근 양강도 국경경비를 담당하는 국경경비대 25여단 소속 군인 2명이 밀수를 시도하던 중 여단 보위소대 군인들에게 현장에서 적발돼 체포된 것으로 전해졌다. 밀수 행위를 단속해야 하는 군인들이 밀수에 가담한 일로 크게 문제시되고 있다는 전언이다.

17일 데일리NK 양강도 소식통은 “지난 5일 국경경비대 25여단 소속 군인 2명이 근무시간을 이용해 밀수를 시도하던 중 순찰 중이던 여단 보위소대 군인들에게 적발됐다”고 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25여단은 근무조를 2인 1조로 편성해 국경경비 임무를 수행하도록 하고 있는데, 이번에 체포된 군인들은 같은 근무조로 구성돼 있던 상급병사(병장)와 초급병사(일병)로 알려졌다.

상급병사는 앞서 사건 당일 새벽 2시경 금과 은을 밀수하기 위해 중국 짐꾼들을 압록강 아래에까지 불러 짐을 넘기려던 순간 순찰하고 있던 여단 보위소대 군인들에게 현장을 들켜 체포됐고, 당시 그의 지시에 따라 주변을 감시하고 있던 초급병사도 붙잡혀 함께 끌려가게 됐다.

소식통은 “코로나 때 국경단속이 강화돼 밀수가 불가능했으나 2023년부터 국경 통제가 완화되면서 국가 밀수가 본격적으로 재개됐다”며 “이런 국가 밀수 현장을 목격한 국경경비대 군인들이 최근 개인 밀수를 시도하는 사례가 점점 늘어나고 있다”고 했다.

이번에 체포된 상급병사 역시 국경 지역에서 국가 밀수가 진행되는 현장을 직접 보고 돈을 벌기 위해 개인 밀수에 뛰어들었다가 걸려든 것이라는 설명이다. 특히 그는 올해 가을 제대를 앞두고 더 절실하게 돈을 마련해야 하는 상황에 놓여있어 무리하게 밀수에 나섰던 것으로 전해졌다.

소식통은 “코로나 전에는 국경경비대 군인들이 제대할 때 수만 위안을 손에 쥐고 갔지만, 코로나 후로 밀수가 중단되면서 대부분이 빈손으로 제대하고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 제대를 앞둔 몇몇 군인들은 위험을 감수하고 밀수에 뛰어들었다가 변을 당하고 있다”고 말했다.

북한 당국은 코로나 종식 이후에도 국경에서의 밀수와 탈북을 차단하기 위해 국경에 촘촘한 감시망을 구축하고 단속 수위를 지속해서 높이고 있다. 국가보위성이 국경경비대에 근무 강화를 지시한 것이 올해만도 벌써 세 차례에 달한다고 한다.

이 때문에 이번에 체포된 군인들이 무거운 처벌을 피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소식통은 “코로나 이후 밀수를 시도하다 단속된 군인들은 최소 3년 이상의 교화형을 받았고, 심하면 사형을 당하기도 했다”면서 “이번 사건에 연루된 군인들도 중형을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더욱이 그는 “여단 보위소대는 일반 국경경비대 군관들도 고개를 숙이게 만들 정도로 강한 영향력을 가지고 있다”면서 “보위소대가 체포한 군인들을 짐승 다루듯이 해 하루 이틀 만에 풀려나도 얼굴을 알아볼 수 없을 정도인데 이번에 붙잡힌 군인들은 열흘이 넘었으니 상태가 더욱 심각할 것”이라고 했다.

한편, 체포된 상급병사가 조사 과정에서 밀수품의 출처를 자백하면서 물주로 지목된 주민도 보위부에 붙잡힌 것으로 알려졌다.

소식통은 “이 주민은 물건도 몰수당하고 본인도 보위부에 체포돼 피해가 크다”며 “보위부에서 풀려나려고 해도 뇌물을 써야 해 이 주민은 이번 사건으로 상당한 금전적 손실을 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