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해 말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의 자녀로 추정되는 아이들이 북한 매체 보도를 통해 공개된 것과 관련해 북한 내에서는 여전히 뒷말이 무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보도 화면에 잡힌 두 아이가 김여정의 자녀들이라는 소문이 확산하는 과정에 여러 주민이 문제시됐는데, 최근 평안남도 당위원회가 ‘유언비어를 퍼뜨린 주민들을 관대하게 용서하라’는 내적 지시를 내려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는 전언이다.
평안남도 소식통은 14일 데일리NK에 “김여정 동지의 자식과 관련해 여러 말들이 떠돌면서 여전히 일부 주민들이 당 조직과 심지어 보위부에까지 끌려가 비판서를 쓰는 등 곤욕을 치르고 있는데, 이달 7일 평안남도당이 직접 나서서 내적인 지시를 내렸다”고 전했다.
앞서 북한 조선중앙TV는 지난해 마지막 날인 12월 31일 평양 5월 1일 경기장에서 열린 신년 경축 공연 소식을 보도하면서 김여정이 2명의 아이를 데리고 걷는 장면을 내보냈다.
소식통에 따르면 이후 평성시의 주민들 속에서 당시 보도 화면에 등장한 두 아이가 김여정의 자녀라는 것과 실제인지도 확실치 않은 자녀 관련 일화들이 입소문으로 빠르게 확산했다.
이런 가운데 평성시의 일부 주민들은 유언비어 유포로 문제시돼 당 조직에 불려 가 비판서를 쓰기도 하고 심한 경우에는 보위부에 끌려가기도 했으며, 이런 상황은 현재에도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소식통은 “주민들은 TV에서 김여정 동지의 자녀들이라고 소개하지는 않았지만 모두 자녀들이라고 확신했다”며 “거의 모든 주민이 그렇게 떠들고 간부들마저 긴가민가해하는 모습을 보였는데, 당이나 사법기관에서는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아 김여정 동지 자녀들에 관한 소문이 자연스럽게 계속해서 이어져 갔다”고 말했다.
맨 처음 소문이 돌기 시작했을 때는 당 및 사법기관 내적으로 “단순한 관심을 넘어서 정치적으로 큰 문제로 번질 수 있으니 간부들과 그 가족들부터 말과 행동을 조심하고 주변의 민심도 살피라”는 지시가 내려졌다고 한다. 적극적으로 대응하기보다는 관망적인 자세로 상황을 지켜봤다는 것이다.
그러나 김여정의 자녀를 비롯해 백두혈통 가계에 관한 소문이 점차 확산하면서 이 사안이 중앙에까지 보고됐고, 이후 일부 주민들이 유언비어를 퍼뜨렸다는 이유로 당 조직과 보위부에 불려 다녔다고 한다.
그런데 지난 7일 돌연 ‘김여정의 자녀와 관련한 유언비어를 퍼뜨린 주민들을 관대하게 용서해주라’는 평안남도당의 지시가 내려져 문제시된 주민들이 모두 풀려나거나 통제에서 벗어나게 됐다는 게 소식통의 이야기다.
소식통은 “주민들은 ‘원수님(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자제분도 그렇지만 김여정 동지의 자식 문제도 민감한 사안인데 소문을 퍼뜨린 사람들을 처벌하지 않고 용서해 주라고 한 것은 그동안 겪어보지 못한 일이다’, ‘보통 이런 문제는 곧바로 끌려가거나 비판 대상이 되는데 참 의외다’라는 등 놀랍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이런 가운데 다른 한편에서는 “당에서 김여정 동지의 자식들이라고 공식적으로 결론내린 것은 없다. 누구의 자식이든 상관하지 말고 내 자식이나 잘 키우자”라는 등 비난이 아닌 비난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고 소식통은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