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북한이 내부적으로 핵보유국으로서의 위상을 강조하는 강연회를 개최하고 국가와 체제 유지에 위협이 되는 주민들의 사상 이완 동향을 철저히 감시할 것을 주문하고 나섰다.
6일 데일리NK 함경남도 소식통에 따르면 도(道) 보위국은 지난 1일 정기 토요학습 시간에 북한이 주체적·독립적으로 핵을 보유했으며, 김일성·김정일 시대부터 이어진 핵 개발이 자주국방과 경제 건설에 기여했다는 내용을 핵심으로 한 강연회를 개최했다.
아울러 이날 강연에서는 주민 사상 동향을 철저히 파악하며 순간의 방심도 있어서는 안 된다는 둥 보위원들의 주민 감시 역할을 특별히 강조하는 언급도 있었다.
북한 당국은 주민들에게 핵 보유를 체제의 생명줄로 인식시키면서 결속을 꾀하고 내부의 사상적 동요를 차단하는 전략을 지속해 오고 있다. 외부 정보 접근을 막고 당의 핵무력 강화 정책을 적극 옹호하도록 유도하는 것은 북한이 수십 년간 유지해 온 내부 주민 단속·관리 전략 중 하나다.
실제로 북한은 핵 개발을 체제 생존과 직결된 문제로 규정하고 있으며, 그런 차원에서 이번 강연을 통해 핵 보유가 체제 유지를 위한 필수적 수단임을 다시 한번 강조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계속되는 경제난에 국가와 체제에 대한 불만을 품는 주민들이 늘어나고 있다는 점에서 북한은 체제에 위협이 되는 주민들의 사상적 동요나 이완 현상을 보위원들이 장악하고 차단해야 한다고 주문하고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소식통은 “결국 이번 강연은 보위원들에게 핵 보유의 정당성을 재확인시키고 핵무기가 체제를 유지하는 데 핵심적 역할을 한다는 점을 강조하는 한편, 이에 불만을 품는 사상 불순자들을 색출하는데 고삐를 당겨 내부에 동요가 일지 않도록 철저히 관리할 것을 당부하기 위해 열린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하지만 보위원들의 통제만으로 주민들이 체제에 대해 불만을 품는 것을 막기는 어렵다”며 “먹고사는 문제가 한층 심각해지면서 핵 보유에 대한 회의감을 느끼는 주민들이 상당히 많다”고 했다.
지난달 29일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 보도에 따르면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핵물질 생산기지와 핵무기연구소를 현지지도하며 “날로 장성 강화되는 우리 국가의 핵기술 역량과 그들이 이룩해내는 결과들은 당과 국가와 인민의 비길 데 없는 자존심이고 도도한 기상의 상징”이라면서 “지금의 앙양된 기세를 더욱 고조시켜 무기급 핵물질 생산 계획을 초과 수행하고 나라의 핵 방패를 강화하는 데서 획기적인 성과를 이룩해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김 위원장은 현재 조성된 불안정한 정세를 언급하면서 “적수들을 철저히 제압하고 정세를 주동적으로 통제할 수 있는 절대적 힘은 그 어떤 선언이나 구호가 아니라 실제로 가용한 물리력의 비축, 기하급수적인 증가”라며 핵 개발의 필요성을 설파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