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밤마다 남의 집 털던 ‘부부 절도단’, 안전부에 덜미

고아 출신 30대 부부 한 달여 동안 범행…고급 살림살이는 물론 쌀, 김치, 땔감에 개까지 훔쳐 

평안남도 순천 지역 살림집의 모습. /사진=데일리NK

밤마다 도둑질을 일삼던 평안남도 양덕군의 30대 부부가 범행 한 달여 만에 안전부에 체포된 것으로 전해졌다.

6일 데일리NK 평안남도 소식통에 따르면 최근 양덕군의 한 마을에서는 밤사이 집에 도둑이 들었다는 신고가 약 한 달간 지속됐다. 이에 따라 군(郡) 안전부는 인민반을 통해 각 세대에 도둑이 들지 않도록 주의하라는 지시를 내렸다.

최근 한 달 사이 양덕군에서 연이어 발생한 도난 사건을 조사하던 안전부는 아파트보다는 주택에서 피해를 본 사례가 많다는 점을 파악하고 주택이 많은 지역의 인민반에 특별히 주의를 기울이라 당부하기도 했다고 한다.

피해 세대에서는 값비싼 살림살이는 물론 쌀과 김치 같은 식량을 비롯해 창고에 쌓아 놓은 땔감까지 도난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범인들은 주민 세대에서 방범 목적으로 키우는 개에게 약을 먹여 죽인 뒤 창고나 집안에 들어가 물건을 훔치고 집털이가 끝나면 죽은 개까지 끌고 달아났다는 전언이다.

한 달여간 비슷한 수법의 도난 사건이 지속되면서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던 안전부는 지난 음력설 직전 한 주민의 신고로 마침내 범인을 체포했다.

범인은 30대 부부로, 이들은 이전부터 상습적으로 주변 이웃들에게 돈을 빌려 쓰고 갚지 않아 평판이 좋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의 범행이 발각된 것도 빌려 쓴 돈을 갚지 않은 게 발단이 됐다. 이 부부에게 돈을 빌려준 한 이웃이 돈을 돌려 받기 위해 이들의 집을 찾았다가 어울리지 않는 값비싼 살림살이가 있는 것을 보고 수상히 여겨 안전부에 신고하면서 꼬리가 밟힌 것이다.

이 부부는 둘 다 고아 출신으로 집이 없어 창고를 개조해 살고 있었는데, 신고를 받고 출동한 안전부는 이들의 집을 강제 수색하는 과정에서 도난 신고된 고급 자전거를 비롯해 쌀, 김치 등 식량과 땔감, 개 사체까지 발견됐다.

안전부가 해당 집을 들이친 뒤에야 동네 이웃들 속에서는 이 부부가 매일 새벽 3시경에 물건을 한 짐씩 들고 집에 들어오는 것을 봤다는 목격담도 쏟아졌다.

범인으로 특정된 부부는 현재 안전부에 구류돼 조사를 받고 있다고 한다. 이들은 안전부에 가정 형편이 너무 어려워 생활고를 해결하기 위해 도둑질을 하게 됐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소식통은 “절도 행위가 한 달여 동안 지속됐고 피해를 입은 주민이 많지만, 이전에 도둑질을 한 전과가 없다는 점에서 이 부부는 단련대 정도의 가벼운 형량을 받고 풀려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