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간부학교 김정은 노작 중심으로 한 학술연구회 열어

당 정책·간부 교육 연계 강화 다뤄…연구회 내용 시·군 당학교 교육에 반영하라 지시에 불만 속출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이 공개한 조선노동당 중앙간부학교 전경. /사진=노동신문·뉴스1

당 핵심 간부를 양성하는 최고 교육기관인 평양의 중앙간부학교가 최근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사상과 이론을 중심으로 당 정책의 실질적 실행 방안을 연구하는 학술회의를 진행한 것으로 전해졌다.

3일 데일리NK 북한 내부 소식통에 따르면 중앙간부학교는 지난달 중순 김 위원장의 노작 ‘일군들은 창당의 이념과 정신을 체질화한 공산주의 혁명가가 되여야 한다’(2024년 10월 10일)를 중심으로 당 정책과 간부 교육의 연계성을 강화하고 정책 실행력을 높이기 위한 학술연구회를 열었다.

이번 학술연구회는 김 위원장의 노작에 담긴 사상과 이론을 체계적으로 분석해 이를 간부 교육에 적용함으로써 당 정책을 실질적으로 뒷받침하고 국가 부흥과 당의 지속적 발전을 도모하는 것을 목적으로 소집됐다.

연구회에서는 간부들이 당 정책의 목표를 명확히 이해하고 이를 실천하도록 정책과 교육 간의 간극을 줄이는 방안이 하나의 주제로 다뤄졌다. 이는 간부들의 정치적·사상적 무장을 강화해 정책을 효과적으로 집행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데 초점을 둔 것이라는 전언이다.

그런가 하면 ▲청년 세대에게 창당 정신을 효과적으로 전파하기 위한 교육 프로그램 개발 ▲경제 관리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자원 배분의 과학적 접근과 의사결정 구조 단순화 등도 이번 연구회에서 제시됐다.

다만 ‘의사결정 구조 단순화’에 대해서는 북한의 중앙집권적 체제와 뿌리 깊은 관료주의적 문화·관습으로 인해 실현 가능성이 낮다는 지적이 나온다.

소식통은 “현장 간부들은 윗사람 눈치를 봐야하기 때문에 어떤 일이든 독단적인 결정을 할 수 없다”며 “의사결정 구조를 단순화해 정책 실행력을 높이겠다는 말은 선언적인 의미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근본적인 혁신이 없이는 기존의 행태를 벗어나기 어려울 것이라는 평가다.

이런 가운데 중앙간부학교는 이번 연구회를 통해 중앙간부학교가 단순 간부 양성 기관을 넘어 당 정책 집행을 뒷받침하는 핵심 정책연구 참모부로서의 역할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번 연구회에 대해 “김정은 총비서 동지의 사상을 중심으로 당 정책과 간부 교육을 연계하고 실행력을 강화하려는 중요한 행사였다”고 선전하기도 했다.

한편, 연구회가 끝나고 난 뒤 각 시·군 당학교에 이번 연구회에서 다뤄진 내용들을 간부 교육에 반영하라는 지시가 내려지면서 당학교에서 교육받는 간부들 속에서 불만이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소식통은 “군 당학교에서 6개월간 강습을 받는 간부들은 연구회 자료를 가지고 무조건 토론하라는 지시에 불만을 쏟아냈다”며 “당학교에서 껄렁껄렁 시간을 채우면 되는 건데 이런 지시가 내려지면 피곤해지니 반감을 표한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