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비 카드로 입금해 주라” 지시에 행정기관·은행 ‘분주’

국가계획위원회와 중앙은행 지시에 따라 1월부터 카드로 월급 지급…주민들 대체로 불편 지적

북한 전성카드. /사진=북한 대외선전매체 ‘서광’ 홈페이지 화면캡처

북한 국가계획위원회와 중앙은행이 올해 1월부터 모든 기관·기업소들에서 생활비(월급)를 카드로 입금해 주도록 하라는 지시를 내려 평안남도에서 이를 실행에 옮기기 위한 움직임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고 소식통이 전해왔다.

평안남도 소식통은 20일 데일리NK에 “국가계획위원회와 중앙은행은 평안남도 인민위원회와 도 은행에 1월부터 모든 기관·기업소들에서 생활비를 현금으로 주지 말고 카드로 입금해 주고, 필요시 개인이 은행에서 현금을 전환하는 방법으로 시장이나 필요한 곳들에서 구매 활동을 할 수 있도록 실질적인 대책을 세우라고 지시했다”고 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이 같은 지시는 지난 10일에 내려졌다.

이번 지시에서 국가계획위원회와 중앙은행은 지방 행정기관과 은행이 기관·기업소 재정 담당 부서와 밀접히 협력해 돈이 국가은행을 통해 제대로 유통되도록 하는 사업이 성과적으로 실현되도록 뒷받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기관·기업소들의 재정 담당 부서들에 대해서는 행정기관, 은행과 협조해 현금 유통의 계획적인 조절을 성과적으로 실현하고 실제 필요 현금 수요를 보장할 수 있도록 하는 실무적인 대책을 세우라고 지시했다.

이에 현재 도 인민위원회와 은행은 이달부터 모든 기관·기업소 사무원, 노동자들에게 카드로 월급을 입금해 주는 사업에 들어갔다는 전언이다. 기관·기업소의 재정 담당 부서들에서도 월급을 카드로 줄 준비를 시작했고, 카드를 활용하는 방법을 구체적으로 알려주는 사업도 진행하고 있다고 한다.

소식통은 “이번 조치는 주민들의 손에서만 유통되던 현금이 국가은행을 통해 안전하게 유통되도록 하라는 당의 의도에 따른 것”이라며 “이를 주민들에게도 선전하고 있다”고 했다.

다만 주민들 속에서는 카드로 월급을 받는 것이 현실적으로 적합한지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시장에서 물건을 사려면 현금이 필요한데, 은행에 가서 줄을 서서 돈을 바꿔와야 하니 불편하다는 게 대체적인 여론이라고 소식통은 전했다.

그는 “주민들은 국가가 주민들 속에서 돌아가는 돈을 통제하자는데 목적이 있을 것인데 생활비를 카드로 타서 은행에 가서 돈을 바꿔서 쓰고 나면 다시 은행으로 흘러 들어간다는 담보도 없지 않느냐고 말하고 있다”며 “그냥 현금으로 주면 불편하지 않은데 왜 이렇게 불편하게 하는가 하는 불만도 나온다”고 말했다.

아울러 소식통은 “생활비로 생활을 유지하는 데는 단 며칠일 뿐이고 주민들 손에서 돌아가는 돈이 훨씬 더 많은데 이것(카드)이 국가은행에서 돈이 돌아가게 하는데 얼마나 도움이 되겠느냐고 말하는 주민들도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일부 주민들은 “생활비가 크게 올라 현금을 사용하기가 불편했는데 카드로 입금해 주면 편할 것 같다”며 반기고 있는 것으로도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