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창리 발사장서 신형 ‘연료 주입 체계’ 구축 작업 진행 중

이달 초부터 고압 연료 주입 장비 설치 이뤄져…러시아로부터 기술 전수받았다는 주장도 제기

북한이 5월 31일 평안북도 철산군 동창리 새발사장에서 쏜 첫 군사정찰위성 ‘만리경 1호’를 실은 위성운반로켓 ‘천리마 1형’의 발사 장면. /사진=조선중앙통신

북한이 평안북도 동창리 서해위성발사장에 새로운 연료 주입 시스템을 구축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핵심적인 발사체 추진 기술로, 자위적 억제력을 강화하기 위한 군사 전략적 행보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14일 데일리NK 북한 내부 소식통은 “고성능 액체 연료를 안정적으로 저장하고 신속히 투입할 수 있는 신형 연료 주입 체계 설치 작업이 동창리 발사장에서 이달 초부터 진행 중”이라며 “이전과 다른 점은 고압 연료 주입 장비를 포함하고 있다는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그는 “위성과 대륙간 탄도로켓 발사 준비 시간을 대폭 단축하며 고성능 액체 연료의 안정성과 효율성을 높이는 중점 과업에 따른 것”이라며 “이번 작업은 기존 발사장 시설을 개조하고 신형 장비를 설치하는 방식으로 진행되고 있으며 이달 말까지 완료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현재 서해위성발사장 주변에는 중앙의 지시에 따라 보위부 초소가 추가 배치됐고, 이로써 이동 및 출입 인원에 대한 통제가 한층 강화된 상태다. 이 같은 상황은 체계 구축 완료 시점인 1월 말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최근 고체 연료 추진 기술이 주목받고 있지만, 북한은 액체 연료 추진 기술이 여전히 발사체 개발에서 중요하다고 보고 있다는 게 소식통의 이야기다.

소식통은 “신형 연료 주입 체계로 확보된 기술은 기존 액체 연료 주입 방식과는 완전히 다르며 발사체 사거리 개선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며 “위성뿐 아니라 대륙간 탄도로켓 엔진 기술 고도화도 염두에 두고 있다”고 밝혔다.

실제 북한 당 군수공업부와 국가항공우주기술총국, 미사일총국이 참여한 서해위성발사장 현대화 태스크포스(TF)팀은 이번 작업과 관련해 “기존 저압 연료 주입 방식의 한계를 극복하고 기술적 진전을 이뤘다”고 평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가운데 이번 작업이 러시아의 기술적 협조를 바탕으로 이뤄졌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소식통은 “발동기(엔진) 기술과 연료 주입 체계는 호상 밀접하게 연계된 기술로, 이번 주입 체계 개량은 러시아로부터 전수받은 기술에 따라 설계를 조정하고 최적화한 것”이라며 “이번 일이 러시아 기술에 의거해 진행되고 있다는 점은 현지 기술 지휘 성원들도 잘 알고 있는 사실”이라고 했다.

양욱 아산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본보에 “그동안 여러 번의 발사 실패를 경험한 북한이 이번엔 러시아의 도움으로 기술 발전을 노리고 이번 고압 연료 주입 시스템을 구축하려고 했을 가능성이 크다”면서 “9차 당 대회를 앞두고 성과를 내야 하기 때문에 장거리 미사일 발사에 필요한 데이터 확보가 시급한 상황으로 읽힌다”고 말했다.